백일(百日)

오피니언l승인2018.10.11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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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현 부안군수

# 집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 중에서 무엇보다 기쁜 일은 새 생명이 태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면 먼저 금줄을 걸어서 다른 사람들한테 아기가 태어난 것을 알렸다.
또 아기가 태어난 지 백일(百日)이 되면 백일상을 차리고 집안에서는 잔치를 벌였다.
‘백(百)’은 꽉 찬 숫자이므로 아기가 이날까지 탈 없이 자란 것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한 인간으로 성장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의미였다.

# 우리는 막연하게 오랜 기간을 의미할 때 ‘석 달 열흘’이라는 표현을 쓴다.
석 달하고도 열흘이면 이 또한 백일(百日)이다.
예전에는 아기를 낳으면 백일 이내에 죽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아기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최소한 백일은 살아야 하는데 그 백일을 기다리는 부모에게는 그 시간이 무척 조마조마하며 긴 시간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서 석 달 열흘이라는 것은 아기의 치열한 성장과 그것을 기다리는 부모의 애끓는 심정에서 나온 표현인 듯싶다.

# 우리 민족의 각종 의식에서 숫자 ‘100’은 완성을 의미한다.
단군신화에서 천상계의 환웅이 지상계에 내려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곰과 호랑이에게 동굴 속에서 백일(百日) 동안 마늘과 쑥만을 먹고 생활하라고 한다.
백일을 버틴 곰은 여자로 변하고 환웅과 결혼해 우리 민족 최초의 나라를 세운 단군왕검을 낳는다.
또 우리는 예부터 간절히 바라거나 염원할 때 정화수를 떠 놓고 백일기도를 드린다.

# 민선7기가 시작된 지 백일(百日)이 지났다.
필자는 지난 7월 1일 기록적인 폭우와 함께 임기를 시작했다.
당초 계획된 취임식도 취소하고 폭우피해 현장을 찾아 피해주민들을 위로하고 신속한 피해복구 대책을 모색했다.
무너진 논두렁과 밭고랑에서, 빗물이 꽉 차 위험천만한 배수로에서, 거대한 물보라가 휩쓸고 간 황량한 삶의 터전에서 군민들과 아픔을 함께 했다.
기록적인 폭우가 끝나니 이제는 사상 초유의 폭염이 찾아왔다.
기상 관측이래 부안군 최고기온을 한 달여 만에 5차례나 바꿀 정도로 지독한 폭염이었다.
노인인구 비율이 30%가 넘는 부안군은 바짝 긴장했다.
어르신들을 위한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홀몸어르신들의 건강을 살뜰히 챙겼다.
주요 거리에 살수차를 이용해 물을 뿌리고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을 설치하고 다양한 민간기관에서 얼음물을 제공했다.
십시일반의 힘을 보여주고 부안군민의 저력을 보여준 폭염대책으로 인해 다행히 부안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 사이 기세등등하던 폭염도 서서히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돌아보니 취임 후 새로운 부안 실현을 위해, 군민의 소득 향상을 위해, 군민의 편안한 삶을 위해 쉼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취임 백일을 맞았다. 
이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군민들을 현장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살을 부대끼며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군민들의 어려움은 없는지, 불편함은 없는지, 애로사항은 없는지 눈과 귀를 열고 살폈다.
군민들이 찾기 전에 한 걸음 먼저 다가가고 군민들의 한 발짝 옆에서 경청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지난 백일동안 새로운 부안 실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조금씩 조금씩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래서 미래로 세계로! 생동하는 부안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뚜벅뚜벅 내가 사랑하는 부안을 거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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