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뭄까지 겹치는 기상재해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14호 태풍 야기가 식혀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비켜갔다. 간간히 내리는 소나기도 극히 일부지역에 그치고 양까지 적어 폭염 잡기에는 어림도 없다.
  7월 10일 전북지역 전역에 처음으로 내려진 폭염경보가 35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틀 연속으로 한낮 온도가 35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경보다. 한밤 온도가 25도를 넘는 열대야도 전주 군산 부안 등에서 20일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여름 가뭄까지 겹치고 있어 기상재해 수준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7월 12일 이후 지난 한 달간 전북에 내린 강수량 총량이 8.2mm에 그쳤다. 평년 248.3mm의 3.4%다. 전국적으로도 32.9mm로 평년 273.0mm의 13.2%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과 가뭄이 겹치기 전 장마 때 내린 비로 전북도내 저수율이 55.5%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평년 67.6% 보다는 크게 낮아 경계단계에 들어갔다. 여름 장마철도 짧아 강수량이 적었다.
  올 가뭄 피해가 예년에 비해 더 심해지는 것은 폭염이 겹쳐 토양과 식물 등을 통한 수분 증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의 7월까지 증발량이 136.8mm로 평년의 131%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폭염과 가뭄 피해가 급속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 온열환자가 3천8백 명을 넘었고 그중 사망자가 50명 가까이 된다. 전북에서도 5명에 이른다. 가축 폐사가 전국서 5백만 마리가 넘었고 농작물 피해가 막대함은 물론 도시 수목과 산림 고사 면적도 늘고 있다.
  기상청 중기 예보가 오는 22일까지 전국에 비가 없고 낮 기온이 32~35도로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리라고 내다보았다. 재난 수준의 폭염과 가뭄 피해 확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단기 대응책 외에 이렇다 할 기상재해 근본대책이 들리지 않는다. 석탄사용 억제 등 이산화탄소 절감 기후대책과 인공강우와 치산치수 등 물 부족 대책 등이다.
  근본대책은 손 놓고 야외활동 자제령이나 양수기 지원 등 땜질대책만으로 장기화되고 반복되는 폭염 가뭄에 맞설 것인가. 국가 책임 방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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