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광 전북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정유년이 지나고 무술년이 시작되면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 빅 데이터 등의 신속한 진화로 향후 가까운 미래에 모든 분야에서 중대한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발 맞춰 각 국가, 기업, 학교, 연구소, 병원에서는 어떻게 하면 윤택하게 구성원들을 먹여 살릴 것인가가 당면한 화두 중 하나다. 대학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대학병원들의 수입은 대부분 진료에서 나오지만 선진국의 유수 대학병원들은 기술이전, 특허료, 임상시험 등을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 병원들의 힘은 연구에서 나오고 있고 이런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우수한 연구 인력의 육성을 위한 다각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전략산업이며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생명과학의 발전이 선행됨과 동시에 임상 현장에서 발생하는 채워지지 않은 요구와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실용화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미국의 유수 대학병원 앞에는 제약회사나 헬스바이오 벤처회사로 둘러 싸여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 대학병원 앞에는 이런 회사가 거의 없다. 2020년에 세계 바이오헬스 산업은 195조라는 천문학적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그 중 바이오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다행인 것은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회사나 바이오벤처회사의 기술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바이오산업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올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부응해 대기업들도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의사와 약사들이 진료와 조제뿐만 아니라 임상연구에 눈을 돌려 수입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병원에서는 진료 외에 임상 현장 아이디어의 사업화 또는 실용화로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신약개발에 꼭 필요한 임상 시험을 제일 많이 하는 도시는 놀랍게도 서울이다. 대형병원들이 몰려있고 훌륭한 시설에 신속하고 정확한 결과를 내는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신약개발은 다른 산업에 비해 엄청나게 큰 경제효과를 가져온다. 제약산업은 높은 부가가치율을 보이고 있고 월등하게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에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시장은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눈에 띠게 빠른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미천하고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신약개발을 통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의력을 가진 우수한 의료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바이오나 기술사업화에 전문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의과대학과 약학대학에서 졸업 후에 대부분 개원의나 약국의 약사가 되는 길 이외에도 제약 산업과 바이오 헬스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류마치스 질환 등 만성질환에 대한 진료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건강 증진에 대한 인식전환 등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여러 노인성 혹은 만성질환에 대한 신약, 의료기기 그리고 헬스케어산업의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바이오 관련 사업의 육성을 위해 새로운 파라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병원이 산업계와 대학교, 연구소등과 연계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진료영역에서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첨단보건의료의 연구 개발과 사업화를 통하여 보건의료 산업발전을 이루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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