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유일 도농 복합 지역에서 주민과 함께 협력 치안을 구축하는 파출소가 있다.
파출소장 1명과 관리반 2명 등 모두 35명의 경찰관이 근무하는 평화파출소는 관내 주거지역과 교육기관, 상업시설, 국가기관 등 주민들의 치안을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다.
더욱이 수확철을 맞아 농산물 절도 예방 등 치안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주민과 소통하고 참여하는 생활 밀접 치안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쌓는 평화파출소를 찾았다.<편집자주>

▲ 평화파출소는

전주 완산경찰서 평화파출소는 35명의 경찰관이 4개조로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처음 서학파출소로 문을 연 파출소는 평화지구대로 통합된 뒤 2010년 지역관서 개편 과정에서 평화파출소로 변경됐다.
평화1동과 평화2동, 평화3동, 석구동, 원당동 등 전주시의 14%에 해당하는 16.75㎢ 부지를 관할한다.
경찰관 35명이 관내 주민 6만1363명을 담당,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 1753명에 해당한다. 이는 전국 평균 담당인구에 2배가량이다.
행정구역상 파출소로 지정됐으나 실질적인 치안 수요는 지구대와 다르지 않다.
관할 구역에는 도시지역인 평화동과 농촌지역인 석구동, 원당동이 위치해 전주에선 유일하게 도시와 농촌 지역을 담당한다.
또 아파트 33개소, 교육기관 11개소, 다중이용시설 롯데시네마 등 상업 구역과 주거 지역이 혼합된 상가주택지역으로도 분류된다. 이밖에도 전주교도소 등 국가중요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아파트 33개소 가운데 일부 아파트는 기초생활 수급자 및 북한이탈주민 집단 거주 아파트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가정폭력, 소액 절도 발생이 다른 관서에 비해 잦다.
교육 기관도 평화초등학교, 전주남중학교, 완산여자고등학교 등 11개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에 어린이보호구역과 교통사고 발생 취약지점을 파악해 중점적인 교통지도와 단속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하루 평균 주·야간 30여건, 한 해면 1만 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된다. 대규모 단지 아파트 입주 전인 2012년 8587건이던 112 신고가 지난해의 경우 1만5278건이 접수됐다. 경찰 1인당 436건에 달하는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이처럼 분주한 상황에서도 ▲현금다액취급업소 등 금융기관 및 주택밀집지역 절도예방 집중순찰 ▲수확철 농산물 절도 예방 ▲자율방범대, 어린이안전지킴이 등 민경 협력단체 활성화도 중점 업무로 추진하고 있다.
또 민·경 협력 치안 구축을 위해 지난해부터 주민 20여명으로 구성된 생활협력치안대와 족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과의 호흡도 이어가고 있다.
평화파출소 양춘원 소장은 “주거와 상업 밀집 지역인 평화 일원 치안을 담당하는 가운데 직원들의 수고 덕분에 평온한 치안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범죄 예방에 최선을 다하며 찾아가는 치안 설명회 등 주민과 접촉으로 공감 치안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 실종 인구 없도록 예방부터 발 빠른 대응까지

지난 4월 평화파출소는 실존신고 접수 45분 만에 보호자를 찾아 경찰 내부는 물론 언론 등에 이목을 산 바 있다.
4월 11일 오전 5시 45분께 편의점 앞에서 5세 여아가 길을 잃은 채 혼자 울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평화파출소는 내복 차림의 여아를 파출소로 데려왔다.
추위에 떨며 불안 증상을 보이던 여아는 이름과 집을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답도 못하며 고개만 끄덕였다.
아이를 진정시킨 뒤 지문인식기를 가져다 등록된 정보가 없는지 살핀 결과 보호자를 찾을 수 있었다. 보호자는 “둘째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첫째만 남기고 병원에 다녀왔는데 없어져 깜짝 놀랐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지난 10월에도 가출인이 발생해 정밀 수색으로 조기발견한 사례가 발생했다.
10월 30일 수년 전부터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는 A씨(68)가 가출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가족들로부터 접수됐다.
가족들로부터 A씨의 평소 동선을 파악해 수색을 벌인 결과 집 근처 고추밭에 엎드려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의 가족들은 “병을 앓고 있는 부모가 집을 나가 연락도 닿지 않아 걱정이 앞섰는데 찾게 돼 다행이다. 찾아준 경찰관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이달 4일도 오후 11시 50분 지적장애 2급인 B양(18)이 집을 나가 귀가하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색 2시간 만에 찾아 집에 돌려 보냈다.
평화파출소 양춘원 소장은 “경찰이 길을 잃은 가족을 찾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며 “실종사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유치원, 경로당, 노인복지센터 등을 찾아 지문사전등록시스템 안내 및 등록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실종신고 발생 시 가용 경력을 동원해 단 한 명도 집을 잃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주취자, 허위신고는 근절돼야

파출소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일과를 보내는 가운데 주취자와 상습 허위신고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음주가 상대적으로 잦은 여름철의 경우 주취자와 관련한 신고가 하루에도 40~50건의 신고가 접수된다.
날이 추워지면서 음주가 줄어든 최근에는 하루 10건 꼴의 주취자 관련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밤과 새벽 시간대 술을 마시고 폭언과 폭력 등 잦은 시비에 경찰력이 낭비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술에 취한 상태로 “살기를 느낀다”, “누군가 죽이고 싶다”, “해코지하고 싶다”며 경찰 34차례, 소방 112차례 등 상습적으로 허위신고를 한 C(60)씨에 대해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했다.
최근에도 4일 동안 130여차례 허위신고를 한 D씨에 대해서도 직결심판해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양춘원 소장은 “허위신고와 주취자는 경찰력 낭비를 불러오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함께 근무할 시간 얼마 남지 않아 아쉬워요.”

지난해 7월 평화파출소로 부임한 양춘원 소장은 올해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양 소장은 그간 완산경찰서 질서계장, 효자지구대장, 외사계장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부서에서 근무한 베테랑 경찰이다.
평화파출소로 함께 발령된 임채원 경사는 “양 소장은 경찰 근무 경력이 오래돼 위급 돌발 사안 발생시 지휘 역량이 높은 지휘관이다. 임기 때문에 함께 근무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다”며 “항상 직원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후방에서 든든하게 지원한다. 직원들은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그 결과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학교를 졸업하고 2월 초임 근무지로 평화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도현 순경도 “처음 제복을 입고 근무하면서 사건 발생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어려움이 많았다. 소장을 비롯해 함께 근무하는 직장 동료들의 도움에 배워가고 있다”며 “동료 선배들과 같은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파출소 양춘원 소장은 “20년 넘는 세월 동안 제복을 입으면서 끝은 파출소에서 맺고 싶었다”며 “지역 치안 상태가 평온할 수 있도록 수고하는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남은 기간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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