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던 2000년대 초 중국에서는 전통문화에 대한 붐이 일었다. 특히 중국인들의 사상적 기반인 공자의 재조명이 활발했다. 인민대학에 공자연구원이 설립되는 것을 필두로 세계 각국에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보급하는 공자학원이 세워졌고 공자의 제사를 지방정부가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관례도 생겼다. 그런가하면 공자의 표준 상을 제작해 전국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20세기 공자는 중국에서도 찬밥 대우였다. 중국 공산당이 아예 공자사상을 봉건주의 잔재라며 내친 때문이었다. 문화혁명 때 비공운동 즉 공자를 배격하는 운동이 드세게 일어났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배격하고 합리적인 서양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반적이었다.
  중국 밖에서도 공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특히 유교문화가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데 대한 논쟁이 활발했다. 우선 긍정론은 일본을 위시해 한국 ? 홍콩 ? 싱가포르 ? 대만 등의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유교의 영향이 컸다는 주장이 득세했다. 사람을 중시하고 사회 질서를 엄정하게 확립하는 공자사상이 이들 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교문화권 나라들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추락하자 반론이 일어났다. 가족주의적이고 온정주의적인 유교가 오히려 경제를 망쳤다는 논리다.
  이후 한국 경제 등이 회복되고 동아시아 경제가 세계를 리드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유교 문화에 기반을 둔 유교자본주의가 주목을 받는 형국이다.
  치진장 중국공자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공자의 부활은 시대적 흐름 즉 사조라고 할 수 있다.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학이 중요하다. 유학이 널리 퍼지지 않는다면 극단주의가 재발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모 형제를 사랑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나아가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대동사회는 공자가 바랐던 이상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학은 동아시아에서 한국 등 여러 나라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주장을 폈다.
  사실 공자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새롭다. 그가 강조한 성실과 자기억제, 배움, 검약, 근면 등의 덕목은 전혀 빛이 바래지 않고 있다. 물론 중국에서의 공자 부활은 공산주의 체제라는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공자를 낡고 고루한 사상이라고 내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중국에서의 공자 붐은 그래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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