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이보다 더 좋은 피서가 있을까. 뚜렷한 작업세계를 구축한 작가들의 개인전으로 향하는 건 어떨까.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기획초대전으로 4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차경진 작가의 개인전은 그가 눈물을 흘릴 만큼 감동 받는 자연에서 시작한다.

중학교 2학년 시절 교통사고로 상처 난 얼굴을 가려야 했던 작가의 화두는 마스크였고, 상처가 아물고 나선 자연을 바라봤다. 앙상하게 말랐거나 갉아 먹힌, 버려진 그것들을 통해 순환과 상생을 엿봤다. 세상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이는 씨앗으로 형상화된다. 모든 존재가 씨앗에서 열매로 성장해간다는 의미를 점이 선, 면, 입체가 되는 과정으로 보여준다. 동을 사용해 작지만 촘촘하게 만든 그물망은 나뭇잎, 민들레, 얼굴 등 하나의 형상이 된다.

누구라도 어떤 식이든 세상에 영향을 끼친다고 했을 때 각자의 삶은, 서로에 대한 자세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군산 출생으로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10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서울과 인천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이어 또 술을 그리고 만(?) 카툰일러스트 작가 이권중 씨에게 술은 어떤 의미일까. 힘에 부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현 세대들에게 술은 무슨 존재일까. 8일부터 14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 ‘너 취했구나(You’re drun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주가인 그는 술을 마실 때 벌어지는 현상이나 상황 하나하나에 애정을 갖고 있다. 애써 외면한 어두운 상상들이 끝을 모르고 튀어나오는 것도, 세상사는 이야기부터 아무 말 대잔치까지 대화하는 게 그렇다.

감정이 극을 향하고 상상이 넘실대는 순간은 작업으로 이어진다. 맥주가 가득한 불타는 냉장고를 타고 우주를 나는 장면, 새로운 맥주세상을 만나 맥주병을 빠져나오는 개구리, 소주병에 갇힌 장이들, 안주로 나온 생선회에 대한 연민 등을 카툰 일러스트로 구현하는 것.

결과물은 시원스러운 형태와 강렬한 색감으로 현실감을 더하며 작가 개인에서 현대인들의 삶으로 향한다.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조태광 작가는 공간 시은(대표 채영) 영 아티스트 초대전으로 7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Evergreen, Nevergreen’를 개최하고 있다. 현실이나 미디어 속 사실적인 풍경을 그만의 풍경으로 이끈다.

나무, 구름 같은 자연과 이상적인 세계(이데아)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구조, 상상 속 우주의 모습들이 공존한다. 어두운 현실도 더한다. 그럼에도 화폭은 온통 푸름, 녹음이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밝음과 어둠은 공존하기 마련이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이상이라는 큰 빛을 통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을 비추려는, 이겨내려는 시도 아닐까.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를 졸업했으며 네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와 한국현대판화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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