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이 지난 달 개최한 ‘전라북도 무대공연작 페스티벌’에서 우수작 2편을 선정한 가운데 축제에 앞서 사업부터 다듬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재단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열흘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18개 공연 중 문화예술공작소의 판소리극 ‘화용도’와 산조전통무용단의 ‘맘, 그리운 날’을 우수작으로 택했으며 금년 내 2차 공연제작비인 2,000만 원과 1,5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공연예술활성화와 문화향수권신장이라는 취지는 좋으나 어떤 사업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무대공연작품을 제작하고 활용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등 예술성과 문화예술향유에 초점을 맞췄음에도 이를 거스르는 행보를 보여줘서다.

대표적인 건 주관처의 나눠주기, 소액다건 분배다. 올해는 18곳에 3억 4,500만 원이 주어졌으며 지원금은 1,000만 원과 3,0000만 원 사이다. 지난해 27곳에 4억 원이 투입된 것에 비해 나아진 모습이나 나눠주기식 배분은 여전하다.

형평성을 이유로 골고루 나눠줘 뒷말을 최소화하는 지원금 운용방식의 폐해로 실효성을 떨어뜨려 작품 수준이 향상되기 어렵고 관객 또한 외면하는 악순환이라고 했다.

올해 한 공연은 전체 예산 8,000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원금을 받고 자비와 후원금을 더해 완성했다. 폐스티벌 전체로 봤을 때 원작이 탄탄하거나 여러 번 상연된 몇몇을 제외하곤 수준이 천차만별인 것도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선택 및 집중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10곳 안팎으로 줄이고 지원금도 두 배가량 올리면 보다 우수한 결과물이 나올 거란 게 중론이다. 페스티벌 형식을 유지하는데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상당수 예술인들은 “예술에 평준화가 어딨나. 싹이 보이면 집중해서 우수작을 만들어야 한다. 선정단체 모두에게 큰 금액을 주자는 게 아니다. 성격별로 유연하게 사용했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만들면 그 뿐이라는 일회성 운영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어렵사리 제작했음에도 발전시키거나 소개할 창구가 없다시피해서다. 단체에 따라 직접 나서는 경우도 있고 금년에는 선정작에 한해 재상연 기회가 주어줬으나 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체제가 구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안으로는 순차적 지원이 꼽혔다. 같은 작품을 2,3년간 연이어 지원해 진정한 의미의 레퍼토리를 완성하자고 했으며 그렇게 될 때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대표공연을 만드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국내외 홍보와 마케팅을 병행할 때 효과는 배가 된다고 했다.

가령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 중인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올해의 신작’ ‘올해의 레퍼토리’ 같은 단계적 지원을 통해 신작을 업그레이드해 레퍼토리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심사에 대해서는 엄격함을 요구했다. 심사위원들은 프로그램이 취지에 부합하는지, 단체 특성과 현황은 어떤지 파악한 다음 심사해야하며 주관처는 당해 연도 실적과 관련, 내부적인 차원이라도 심사위원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속 참여한 단체의 경우 이전 평가가 반영되나 100점 만점에 사실상 5점차라 변별력이 없는 만큼 지난해 성과 반영비율을 높이자는 입장이 있었다. 참여단체 중 일부는 기존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새로운 것을 일부 섞는데 그치고 지속성 없는 작품을 출품하는데 사업을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또 다른 공연예술지원사업인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과는 차이점을 모르겠다는 지적도 있어 각각을 특화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복수의 문화예술관계자들은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각계각층이 고민해야 할 때인 거 같다. 다른 지원사업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재단 관계자는 “지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역의 한계를 고려했지만 선택과 집중에는 공감한다. 사업 내 별도 섹션을 마련해 점진적으로 돕는 건 실현 가능하다. 다양한 생각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며 페스티벌은 지속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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