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돼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직을 박탈당했다.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한데 따른 것이다. 헌법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인용을 의결했다.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결은 헌재서 전례가 드물다. 
  국회 소추와 헌법재판소 심판에 의한 대통령 파면은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그만큼 역사적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임기 5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출된 헌정사상 최초의 파면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개인적으로 불명예고 불운이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파면 뒤 민간신분이 되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공범 혐의로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게 된다. 영어의 몸으로 죄 값을 치르게 될는지도 모른다.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박 대통령 파면은 개인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헌정사의 또 다른 오욕의 역사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은 하나 같이 퇴임을 전후해 명예스럽지 못한 종말을 맞은 불행한 역사를 갖고 있다.
 국민 봉기로 하야해 망명길에 올랐고 측근에 의해 시해되기도 했다. 퇴임 후 감옥 간 대통령이 둘이나 되고 민주화 후 대통령들은 모두가 대형 비리에 얽혀 줄줄이 감옥을 드나든 가족과 친인척들로 재임 중의 권위와 명예를 모두 잃었다. 퇴임 후 자살한 대통령에 이어 마침내는 파면 대통령으로 오욕의 역사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이들 역대 대통령들의 국가지도 아래 불과 반세기만에 기적 같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민주화를 이뤄 세계가 주목하는 자랑스러운 현대사를 건설해왔다. 대통령들의 불행한 오욕의 역사와는 크게 부조화가 아닐 수 없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박 대통령을 파면에 이르게 한 최순실 국정 농단사건에서도 역대 대통령들을 오욕의 나락으로 빠지게 한 절대 부패의 병세가 완연했음을 진단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전후 해 대통령에 절대 권력을 보장해온 87년 체제 대통령 중심제 헌법이 이제 역사적인 수명을 다해 이의 개정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큰 흐름을 이뤄왔다.
  박 대통령 파면으로 두 달 안에 대통령 선거가 기정사실화 됐다. 대통령 선거 못지않게 헌법 개정 또한 국가적 중대사다. 대통령들의 불행이 다시는 반복 없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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