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계란값이 폭등하는 가운데 중소 계란 집하업체들도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수거할 계란이 양계 농가에 없거나 웃돈을 준다 해도 이미 대형 유통업체에 계란을 판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본보는 전북 김제에 있는 한 계란집하업체를 방문, 현장 상황을 살펴봤다.
하지만 계란이 보관돼야 할 재고창고 3동 중 1동은 완전히 비어 있었으며, 나머지 2동은 계란이 각각 1천판 가량만 남아 있었다.
AI 발생 이전이라면 재고 창고에는 1만5천판 이상이 보관돼 있어야 하지만 최악의 AI로 인해 계란을 제대로 수거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때문에 매일매일 계란을 수거하던 대형 트럭이 일주일에 한차례만 운행되고 있으며, 업체 직원들도 절반 이상이 무급 휴가에 들어간 실정이다.
실제 이 업체는 하루 평균 8천에서 1만판 이상의 계란을 수거했지만 현재는 AI 여파로 인해 수거량이 3천판 가량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계농가는 물론, 계란집하 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 관계자는 "양계농가에 아예 계란이 없거나 일부 농가의 경우, 돈을 많이 주는 대형 유통업체와 계약을 끝낸 상황이라 우리 같은 중소 업체들은 명함도 못내민다"며 "전국적으로 양계 농가를 찾아다니지만 계란이 남아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양계농가는 보상금이라도 나오지만 계란 집하업체는 모든 영업손실을 회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회사로서는 1년 이상 장기 휴업도 고려해야 할 처지다"고 호소했다./김선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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