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 사태와 성공의 의미

오피니언l승인2016.12.01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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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 사태와 성공의 의미
/이인권(한국언론사협회 문화예술위원장)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이렇게 말했다. “위에 있는 사람이 성심으로 지도하고 이끌지 않는다면, 어떻게 백성들로 하여금 부지런히 농사에 전념하면서 그 생업을 즐거워할 수 있겠는가(不有上之人誠心迪率 安能使民勤力趨本 以遂其生生之樂耶)“ 여기에서 핵심단어는 ‘생생지락’이다. 곧 ‘생업을 즐겁게 만든다’는 뜻이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며 그러면 나라는 태평성대를 구가하게 될 것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최순실 사태로 혼란스럽다. 국민들은 생업에 몰두하지 못하고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며 촛불을 들었다. 국민들이야 “먹고살려니” 하던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만 마음은 심란한 상태다. 하루빨리 이 유위변전(有爲變轉)한 난국이 돌파구를 찾게 되기를 바란다.  
  그래도 역사는 흘러갈 것이며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지혜롭게 극복하여 한국사회의 가치체계가 환골탈태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사를 쓰는 변곡점이 되어야 한다. 최순실 정국의 패행은 근본적으로 우리사회의 잘못된 가치관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성공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 성공은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인정과 감사가 따를 때 가능해진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너무 표피적이고 외형적인 모습을 기준으로 하여 이른바 성공을 평가하는 세태다.  
  이것은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그 성공의 가치기준이 돈(재력)이 많아야 하고, 힘(권력)이 있어야 하고, 허울(명예)이 좋아야한다는 것에 있다. 이 성공을 이루는 방편으로 좋은 교육을 받아야하고, 좋은 연줄을 잡아야 하고, 좋은 돈줄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회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최순실 사태는 권력, 재력, 명예욕의 그릇된 조합이 씨앗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욕심이 한도를 넘어 통탄할 정도로 정상의 임계점을 넘어버린 것이다. 이 비정상의 극치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는 ‘물질만능주의’와 ‘출세주의’에 함몰되어 있었다. 
  한국사회에 정통한 어느 외국인사는 ‘한국사회의 상류층일수록 부유층일수록 나누는 대화를 살펴보면 대략 이재(理財), 사교육, 골프와 관련된 물질주의적 내용이 주류’를 이루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곧 ‘빈익빈 부익부’니 ‘사회의 양극화’라는 개념으로 정리되어 갈등과 분열의 사회 분위기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 중산층이 없어져버렸다는 것은 바로 사회 구성원이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근래에 한 공위 공직자가 99 퍼센트의 국민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이러한 인식이 우리 사회의 분열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진정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의 성공은 어떻게 보면 참다운 가치의 성공이 아니다. 우리사회는 전형적인 출세 지상주의에 만연되어 있다. 출세(出世)는 말 그대로 남을 누르고 밖으로 우뚝 나와 서 있어야 되는 것이지 남과 같이 있으면 출세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경쟁에 내 몰리게 되어 합리와 상식이 배척되고 수완과 요령이 득세하게 마련이다.
  이런 출세지상주의는 우리사회를 무한경쟁의 투전장으로 만들어 개인적인 가치를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정신을 훼손하게 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람을 느낄 때 그것이 진정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성공의 기준이 정착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사회적인 위계나 물질적인 위상으로 인간의 가치가 평가되고 재단되는 풍토가 된다면 그 사회는 한국적 잣대의 출세는 있을지 몰라도 참다운 성공이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상 인간의 가치를 탐구했던 러시아의 문호 막심 고리키는 성공한 사람을 이렇게 정의 했다. “당신의 일이 비록 작은 일이라도 전력을 기울여라. 성공은 자신의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간 사람들이다.” 이제 우리는 그가 말하는 그런 성공이 사회문화의 기조가 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이번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우리사회의 사회문화체계 곧 가치관이 혁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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