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시장 정헌율)는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최완규)와 함께 익산지역 성곽 12개소에 대한 측량 및 정밀 지표조사 성격의 학술조사를 완료하고 ‘익산의 성곽’을 제목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백제시대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12개의 성곽으로 분포된 익산지역은 10개가 마한 ‧ 백제 고도인 금마‧왕궁 주변에 밀집되어 있다.

발굴조사가 일부 진행된 익산토성과 미륵산성, 금마 도토성, 낭산산성을 제외하고는 국가 및 시도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선인봉 ‧ 당치 ‧ 함라 ‧ 용화 ‧ 학현산성의 경우 관련 자료가 전무한 상황이었으나 이번 학술 조사를 통해 각 성곽의 위치와 현황이 확인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 산성은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요새 뿐 아니라 지방행정 통치의 중심지로서 상징성을 지니고 있으며 산성의 중요성은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까지 계속되었고, 익산의 성곽에서도 그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다.

익산지역 산성은 둘레 700m 이하의 소형 산성이 대부분으로, 금강연안의 함라산 일대와 미륵산의 금마면 일대 산맥을 따라 선상으로 배치하고 있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백제 산성의 특징으로 확인됐다.

특히 익산의 성곽은 시계가 양호한 곳에 축조되었으며, 해발 125m인 오금산 정상부에 축성된 익산토성의 경우 서쪽으로는 함라, 남쪽으로는 전주 모악산, 동쪽으로는 천호산까지 관망되며, 북으로는 미륵산(미륵사지와 미륵산성)이 한 눈에 조망된다.

고대도성의 요건(궁성, 국가사찰, 왕릉, 관방유적)을 잘 갖추고 있는 익산은 1980년대부터 미륵사지나, 왕궁리유적, 제석사지 등에 대한 학술 발굴조사를 통해 그 면모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이에따라 2004년 대한민국 고도 경주 ‧ 공주 ‧ 부여에 이어 대한민국 고도로 지정되었고 2015년에는 백제왕도로서 진정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왕궁리유적과 미륵사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성곽, 방어시설 등 관방유적에 대한 조사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고 같은 의미에서 익산성곽 학술조사가 정체되어 있던 익산지역 관방(성곽)유적에 대한 관심을 다시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헌율 시장은 “향후 익산 성곽 연구의 활성화를 통해 세계유산 도시, 백제왕도 익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금번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학술조사 연구와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 ‧ 관리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익산=김종순기자.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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