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고 덜어내 보는 이의 쉴 틈을 마련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게 더 많은 화폭은 한 편의 시 같다.

양미옥이 11월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개인전 ‘오래된 정원’을 열고 있다. 일상 속 풍경으로 그만의 세계를 구현하는데 특히 풀숲과 구름이 자주 등장한다.

한동안 머물 수 있고 현실로 돌아와도 고작 몇 분이 지난 미지의 세계로 설정, 눈코 뜰 새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안전하면서도 꽤 쓸모 있는 위로를 전한다. 어둡고 대조적인 색감을 사용하거나 원래 형태와 다르게 표현하는 등의 방식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들여다볼수록 새로운 건 되뇌고 곱씹다보면 의미를 찾는 시 문학과 닮았다. 테라코타에 매진해 온 이답게 입체에서 사용한 조형 및 색칠 기법을 적용해 폭과 깊이를 더한다.

작가는 “집 근처 산책로를 거닐며 나무나 풀잎 사이 핀 작은 풀꽃을 들여다보거나 문득 멈춰서 하늘을 바라보곤 캔버스에 옮겼다. 소소한 장소들이 영감의 인큐베이팅 장소가 돼 준 것”면서 “이를 밝고 부드럽게 표현했다. 관람객들의 마음이 깊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전북대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테라스토리 회원전, 환경미술협회전, 설거지전, 건지전, 녹색종이전 등 다양한 단체전 및 회원전에 참여해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