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김제시 진봉면 한 마을의 왕복 2차선 도로변에 농민들이 건조를 하기 위해 널어 놓은 수확한 벼와 깨가 깔려 있다. /유경석기자·disovery2@

수확철을 맞은 도내 농촌지역에 농산물 건조장소가 태부족해 농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민들은 인도를 이용해 농산물을 건조시키거나 차도까지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김제시 진봉면 한 마을의 왕복 2차선 도로변에는 수확한 벼와 깨가 바닥에 깔려 건조 중이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차량들은 중앙선을 넘어 주행하거나 미처 이를 발견하지 못한 차량은 급정차나 급차선 변경을 하는 등 아찔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앞서 지난 18일 전주시 덕진동 KT건물 뒤 한 이면도로에도 수확한 고추들이 도로변을 차지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차량 통행이 많아 정체가 빚어진 이 도로는 고추로 인해 정체가 더욱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퇴근시간에는 농산물을 거둬드리기 위한 사람들마저 도로가로 나오면서 사고 위험은 배가 됐다.

운전자 김모(29·여)씨는 “이 도로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는 데 요즘에는 도로에 놓인 농산물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면서 “특히 아침저녁으로 농산물을 널고 거둬들이는 사람들까지 차도로 나오면서 혹여나 사고가 날까 모든 신경이 곤두선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심지어 농산물 도로건조 행위는 농산물 절도로 이어져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게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행위는 도로무단점유나 교통방행 행위로 엄연히 단속 대상이 되지만, 경찰은 계도 중심의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무단점유행위나 교통방해 행위로 단속 대상이 되지만 실질적으로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며 “주로 운전자나 농민들의 안전을 위해 계도와 예방활동을 벌여 이로 인한 사고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경찰은 건조장을 별도로 만들어 농산물을 말리거나 기계를 이용한 건조, 학교운동장 등 차량 이용이 없는 안전한 공터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와 절도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라도 농민들은 도로 건조 행위를 자제해 달라”면서 “가을철 수확기를 맞아 농촌 지역 농산물절도와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항공기를 이용하는 등 보다 강한 순찰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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