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인 윌리엄 워스워드는 ‘걷기의 신’이라고 일컬어진다. 그는 21세 때 3만2000km를 걸어 여행했으며 거의 50년 동안은 정원을 산책하며 시를 썼다. 그는 걷기를 자연과 시와 가난과 방랑이라는 자신의 삶에 연결했다. 그의 시 세계가 주로 도시 보다는 시골에 기울고 더 높이 평가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이는 그의 시에 그대로 드러난다.
  “행복은 여기에 있다 / 자연과 더불어 거닐며 / 번잡한 삶의 흉한 모습과 너무 일찍 접촉하지 않는 것에…”
  걷기의 용도는 매우 다채롭다. 워스워드처럼 창작과 연결되는 경우도 있고 명상이나 기도, 사색을 위한 걷기도 가능하다. 이 경우 모두 어느 정도는 장소 이동이라는 본래 목적과는 다른 문화행위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걷기가 문화행위라는 것은 좀 특별한 상황이다. 보통은 걷기를 중요한 운동 종목으로 받아들인다. 특별한 장비나 경제적 투자가 필요 없는 유산소 운동이다. 그래서 혹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운동 중 가장 완벽에 가까운 운동’이라고 한다.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도 있다.
  걷기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다양한 종류와 방식이 있다. 보통 시속 8km 이하 속도면 걷기라 하고 그 것을 넘어서면 달리기라고 한다. 걷기 종류로는 무려 200가지를 들 수 있다. 파워 걷기, 제자리 걷기, 퍼포먼스 걷기, 속보, 리듬 걷기, 경보 등등 따지만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웹진인 퓨어와우는 하루 30분 걷기가 8가지 효과를 낸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 내용을 보면 150칼로리 이상을 소모하고 고요의 경험을 주며 탄력이 넘치는 다리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또 하지 정맥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소화력을 개선하고 창의적 생각을 선사한다. 그밖에도 다른 일과 함께 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운동 욕구도 강하게 만들어준다.
  걷기의 효과는 대단하다. 신의 최고 선물이자 가장 완벽한 운동이라는 찬사에 값한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이 걷기 효과에 대해서는 잘 안다. 그렇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정부나 사회단체 들이 앞장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해볼 법하다. 일본에서도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가 쓴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책이 베스트 셀러가 된 이후 걷기 열풍이 분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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