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육성, 서둔다고 될 일 아니다
도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싶어도 자격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없어 지원을 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전북도가 성장 잠재력이 높고 기술력이 뛰어난 강소기업 발굴을 위해 유망 중소기업 신청 지원을 받은 결과 당초 도가 제시한 최소한의 조 건 조차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대부분 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며 유망중소기업 지정을 요청한 기업은 27곳이었지만 이중 16곳은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고 그나마 조건을 맞춘 기업들의 서류평가점수 역시 대부분 기대 이하였다는 것이다.
기업의 건실도와 성장잠재력, 시책참여도, 가산평가등의 점수를 합해 총60점 만점이었던 평가에서 40점 이하가 9개였고 절반인 30점도 못얻은 기업이 5개나 됐다. 도가 평가기준을 대폭 낮추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 지원 예산을 확보하고도 이를 집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음이다. 도가 제시한 기준이 타도와 비교해 그리 무리한 수준이 아니고 특히 정부의 각종선정기준에 비해선 크게 완화된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경쟁력 상실한 도내 중소기업’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현안이 된 이유다. 
도내 중소기업의 강소기업육성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국회 어기구의원(더민주당, 당진시)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잠재력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선정, 연구개발비와 해외마케팅을 지원해주는 월드클레스300사업의 지난 4년간 실적에서 도내 기업이 선정돼 수혜를 받은 경우는 전체 166개 기업가운데 단 2개 업체에 불과했다. 매출액 400억 원∼1조원에 전년도 직·간접 수출 비중 20% 이상, 최근 3년 R&D 투자비율 2% 이상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물론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리고 다른 정부지원 사업역시 지역 중소기업이 도전하기엔 벽이 높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이 같은 어려움에 처한 도내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보다 완화된 조건을 내놓고 신청을 받았지만 그 나마 기준도 맞추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 이었다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최소한의 조건조차 못 갖춘 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해 주민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취약한 도내 중소기업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제대로 된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