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의 중요성

직관과 분석 대표 정석우

수능이 이제 50일이 채 남지 않았다. 대다수 대학들의 수시원서 접수도 끝이 났고 학생들은 수능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책과 씨름하고 있을 시기이다. 수년간 차근차근 준비해온 학 생들도 마음의 평온을 얻기 힘들 정도로 입시라는 것의 무게는 무겁다. 때론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영포자(영어를 포기한 자) 라는 이름으로 그 무게를 피해보려는 학생들도 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특정 과목을 포기하고 전략적으로 다른 과목들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그들에겐 마지막 남은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간혹 아직 고등학교 1,2 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특정 과목을 포기하려 할 때, 그들에게 해줄 말은 포기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그 상황을 역전 시킬 수 있을까.
먼저 불안감을 떨치는 것이 중요하다. 바꿔 말하면 뭔가를 포기하려는 사람은 자신감이 매우 부족한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뭔가를 포기하려는 학생들에게 종종 해주는 말 중에 하나가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것이다. 특정 과목에 자신감이 떨어져 있으면, 뭔가를 시작하고 꾸준히 하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자신감의 회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큰 산을 넘어야 하는 사람이 저 멀리 펼쳐진 웅장하고 커다란 산을 바라보며 저것이 내가 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부를 심어줄 순 있지만, 자신감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영어 얘기를 해 보자면,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진 자신을 상상해 보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되고 싶다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지만, 학습에 있어 자신감을 가져다주진 않는다. 수험생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영어학습을 하는데 있어서 이런 경험을 해 본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이 자신감을 가져오고 무엇이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꾸준함을 끌어올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라. 뭔가 일정 수준의 성취를 이루어낸 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기본을 다지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기본을 다지는 것은 지루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 강습을 받으러 가면, 나는 멋진 스트로크를 하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지만, 발동작과 팔 동작 같은 기본  자세 훈련을 하는 데만 꼬박 한달 이상이 걸린다. 그 와중에 지치고 지루함을 느껴 그만두는 이들도 많다. 어떤 운동이 그러하지 않을까. 자신감은 절대 처음 시작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어학습자들 중에 많은 이들이 같은 문제를 갖는다. 잘하고 싶고 유창해 지고 싶지만, 어디에서 시작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영어학습의 기본은 단어에 있다. 단어에 대한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영어성적을 기대하거나 유창한 회화를 기대하는 것은 말 그대로 난센스가 되는 것이다. 단어학습은 매우 재미없고 힘든 과정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는 단어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문장이 보이고 말의 의미가 잡혀가는 것이 느껴지면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그것을 바탕으로 꾸준한 학습이 연결된다. 수능에서 총 9등급의 영어 등급 중에 3~4등급이 넘어가는 학생들은 단어 학습에 조금 더 시간투자를 한다면, 등급향상을 경험 할 수 있다.
효과적인 단어 학습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먼저 소개하고 싶은 방법은 어원 학습법이라는 것이다. 어원은 물론 생경하고 까다롭지만, 하나의 어원으로 여러 단어를 연상하고 기억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어원을 알고 있으면,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같은 어원이라 해도 쓰임이 다양하고 단어와의 연결이 잘 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아, 끈기 있게 학습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단언컨대 단어 학습에 있어서는 최고의 학습법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메타인지를 활용하는 테스트법이 있다. 메타인지란 내가 어떤 개념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를 인지한다는 것이다. 오늘하루 100단어를 외웠다고 생각해 보자. 그 단어들이 모두 내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욕심이 너무 과한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익숙함을 학습이 완료된 것으로 착각한다. 어떤 한 학생이 이런 불평을 한 것을 기억한다. 자신은 교과서를 20번 넘게 읽어보고 시험장에 들어갔지만 시험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익숙함과 아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이 학생은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이런 학생에게 적절한 학습 코칭을 한다면, 반드시 스스로 테스트 해 보라는 것이다. 테스트를 해 본 이후에야 본인이 어느 부분이 학습이 되지 않았고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학습의 동기와 의욕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그 동기와 의욕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것들을 계획하고 지루한 과정을 꾸준히 반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감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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