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떠나보내는 일은 나이를 막론하고 큰 아픔이다. 고희 문턱을 넘어선 최상섭도 그러했다.

‘깐치밥’ ‘까치집’ ‘까치의 풀꽃 노래’ ‘까치의 유리구두’ 등 까치 연작물을 선보인 그가 여섯 번째 시집 ‘까치는 징검다리에 수를 놓고’를 어머니 영전에 바친다. 불교적 인식을 토대로 사계절 속 자연과 인간사를 특유의 시각으로 담아내는 가운데,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달픔을 곳곳에 새긴다.

표제시에서는 ‘오늘도 어머니는/다섯 자식들과 12남매 손지들이 세상의 빛이 되기를 기도하며/넘어가는 징검다리에다 한 올 한 올 수를 놓는다//’고 언급한다. ‘신 새벽 물동이 이고 가는 어머니의 꿈처럼/하늘을 향한 순백의 분노//(4월의 목련꽃 중)’와 ‘어느 날 눈을 들어 바라보니/하늘을 비우고 시집 올 때 입었던 어머니의 열 두 폭 치마/그 꽃이 지듯이/뚝뚝 눈물꽃이 되었다//(동백꽃 지다 중)’에서도 엿볼 수 있다.

마냥 절망하진 않는다. 칠십을 훌쩍 넘겼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아니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희망이 느껴진다.

김제 출생으로 원광대 사범대학을 졸업 후 중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했으며 2001년 7월 한국시로 등단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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