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36·전주시)는 지난달 15일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고객센터를 통해 사용중인 공기청정기의 필터 유해물질 해당여부를 문의했다.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살균제 검출 등 파장이 일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아내가 임신 중인 상태에서 사용하고 있는 삼성전자 공기청정기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삼성전자는 이메일을 통해 ‘자사 제품에는 해당이 없고 사용하지도 않는 물질로 안심하고 사용하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MSDS(물질 안전 보건 자료)를 들먹이며 문제없다는 답변만 했다”며 “정부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위해성 평가대로 삼성전자는 나뿐만 아니라 대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독성물질과 비슷한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방출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안심하고 사용하라’던 삼성전자의 앵무새와 같은 답변만 믿고 사용한 소비자들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내 OIT를 함유한 항균필터에 대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공기청정기 58개 모델과 차량용 에어컨 필터 3개 모델에서 OIT가 방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지난 6월 일부 언론에서 차량용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 쓰이는 항균필터에 유독물질인 OIT가 함유된 사실이 보도되는 등 항균필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자 조사·평가팀을 구성, 위해성 평가에 들어간 바 있다.

그러나 그동안 ‘뉴스룸’ 등을 통해 OIT와 선을 그어왔던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6개 모델에서도 OIT가 함유된 항균 필터가 장착된 것으로 환경부 실험결과 밝혀지면서 논란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고객문의는 물론, 공식홈페이지 뉴스룸 등을 통해 “ OIT나 CMIT 라는 유해물질은 당사 제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필터 자체도 유기항균제가 아닌 무기항균제이기 때문에 항균제성분이 분해되어 공기중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혀왔다.

문제가 된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필터는 모두 3M이 제조사로, 모델명은 ▲AS  MERV14 339 X 339 X 25 T ▲Aurora23 247x282x18T,4P ▲SAMSUNG RAP MERV12 ▲SAMSUNG RAP MERV14 ▲SAMSUNG RAP MERV14 339X ▲SEC Tiny Anti-Merv14 220x 등 6개다. 이들 제품의 OIT 위해성 정도는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일부 대표 제품 실험을 통해 위해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전 예방적 조치로써 OIT가 포함된 모든 제품은 회수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에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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