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완산구 정문동·중동·만성동과 완주군 이서면 일부에 해당하는 ‘전북 혁신도시’는 만경경과 그 지류인 전주천이 흐르고, 해발 50m 이내 완만한 구릉과 구릉 사이 충적지에 위치하고 있어 예부터 사람이 살기 적합했다. 또한 만경강을 통해 서해안과 맞닿아 외부에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를 그들만의 문화로 일궜다. 
  2000년대 들어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여러 지방에 분산 배치,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국책사업이 논의되고 2007년 1월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건설지원 특별법이 공포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개발 전 조사에서는 유적, 유물 등 독특하고 풍성한 문화가 드러난 가운데 전북혁신도시 개발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시대별 망라하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직무대리 이주헌)이 지난 20일부터 7월 17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고고학으로 밝혀낸 전북혁신도시-유적, 유물, 발굴 그리고 전시’를 열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와 인근 지역에서 찾은 유적과 유물로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 이 지역 사람들이 살아왔던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함이다. 개발 전 Ⅰ~Ⅳ구역으로 나눠 지표조사·시굴조사·발굴 조사를 실시했고 구석기 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52개 유적을 확인했다.
  특히 구석기 시대 석기, 초기철기시대 움무덤 및 구, 삼국시대 굴식돌방무덤이 눈길을 끈다. 완주 신풍과 덕동, 전주 원장동 유적에서는 한국식 동검과 잔무늬 거울 같은 청동기는 물론 쇠도끼와 쇠손칼 같은 철기가 부장된 초기철기시대 움무덤 100여기가 확인, 일대가 초기철기시대 또 다른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완주 신풍 유적에서만 80기가 넘는 움무덤이 발견됐는데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장대투겁 방울이 출토됐다. 
  전시에는 전주 중동 구석기 유적 출토 석기(구석기 시대), 완주 덕동 유적 출토 청동기 및 돌화살촉(초기철기 시대), 완주 신풍 유적 출토 장대투겁 방울과 잔무늬 거울(초기철기 시대), 전주 안심 유적 출토 토기 및 유리구슬(삼국시대), 전주 원장동 유적 출토 청동기(초기철기시대) 등이 자리한다. 완주 갈동과 상림리, 전주 여의동 유적 같은 청동기 시대에서 초기철기시대에 이르는 중요 유적 유물도 접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만경강 유역 그 어느 지역보다 많은 수의 유적이 확인돼 긴 시간 동안 또 다른 문화 중심지로 자리잡아왔음을 알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전북 역사를 밝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호남고고학회가 전시 개막일인 20일에 맞춰 박물관에서 개최한 동명의 학술대회에서는 확인된 유적과 유물을 시대별로 소개하고 그 고고학적 혹은 역사의 의미를 살폈다.
  주제강연 ‘전북혁신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맡은 최완규는 “그간 많은 조사와 연구가 이뤄진 만경강 북쪽 익산과 혁신도시 개발을 통해 많은 자료를 확보, 만경강 유역 문화권을 설정할 수 있을 정도로 종합적 연구의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좀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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