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버려지는 수많은 것들, 그저 쓰레기일까.

서학동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연이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자신의 공간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버려진 일상’의 시작은 아파트에 쓰레기를 수거하러 오는, 하얀 1톤 트럭을 몰고 다니는 할머니였다.

산책하면서 자주 마주쳤으나 왠지 모를 미안함과 짜증났을지 모른다는 지레 짐작 때문에 지나치던 중 말끔히 치운 쓰레기통 위 빛바랜 꽃바구니를 보게 됐고 휴대폰으로 찍었다. 다음날 할머니에게 물었더니 “버린 것 중에는 아직 쓸 만 한 게 있어요. 여기다 놔두면 누가 가져다 쓰더라구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 다른 동네 쓰레기장까지 기웃거리며 쓸 만한 것들을 찾았고 아직 신을만한 신발부터 손때가 묻은 인형, 누군가의 모습을 열심히 드러내 주었을 거울, 쓰레기장의 벽에 붙어 있을 때 비로소 빛나는 액자까지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현실의 재활용인 동시에 사진의 재활용이라는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2015년 ‘골목텃밭’전 이후 골목주민 교류행사 두 번째를 마련, 버려야할 물건들을 모아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게 해 현실에서의 재활용을 실현키도 했다.

다른 물건 및 쓰레기들과 뒤엉켜 있음에도 깔끔함, 튼튼함 등 제각각의 장점으로 눈길을 끄는 물품들은 사람 또한 살아갈 날이 있다면 달라질 수 있다는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는 듯 하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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