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주 KCC 이지스 선수들이 2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안양 KGC 인삼공사와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 모자를 던지며 자축하고 있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왕좌에 우뚝 선 전주 KCC는 전신인 실업 현대전자와 프로 출범 이후 대전 현대 시절부터 리그를 호령해온 전통의 강팀이다.

현대 때였던 1997-1998시즌과 1998-1999시즌을 연달아 제패해 프로농구 초창기 강팀의 위용을 자랑했고 2001년 KCC로 새롭게 창단한 이후에도 2003-2004, 2008-2009, 2010-2011시즌 등 세 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팀 성적이 전체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KCC는 신선우 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가 실업 현대전자 시절부터 2004-2005시즌까지 팀을 이끌었고 이후로는 허재 전 감독이 지난 시즌 도중 물러나기 전까지 10년간 지휘봉을 잡는 등 감독의 장기 집권이 가능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0-201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2011-2012시즌에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모비스에 져 탈락했고 이후 3년간 10위, 7위, 9위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이 2012-2013시즌부터 군 복무로 자리를 비웠고 가드 전태풍 역시 2011-2012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났다.

게다가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뽑은 김민구가 첫 시즌을 마친 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는 악재까지 겹쳤다.

또 최근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팀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는 강팀으로서 면모를 되찾기 위한 작업을 착실히 진행했다.

지난 시즌 도중 물러난 허재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을 맡았던 추승균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고 비시즌 기간 전태풍을 재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키 193㎝ 이하의 단신 선수인 안드레 에밋을 1라운드에 선발하는 모험을 걸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시즌 중반까지 에밋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리카르도 포웰과 역할이 겹치면서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12월 포웰을 인천 전자랜드로 보내고 골밑 요원인 허버트 힐을 받아오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이다.

에밋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헤집기 시작했고 힐은 하승진과 함께 가뜩이나 높았던 KCC 골밑에 철옹성을 쌓았다.

또 여기에 지난해 잠잠했던 김태술과 하승진이 살아나면서 팀 전력이 더욱 탄탄해졌고 김효범, 정희재, 신명호, 김태홍, 김민구 등도 쏠쏠하게 제 몫을 해냈다.

특히 '초보 사령탑' 추승균 감독은 최근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도 못했던 팀을 단숨에 정규리그 1위까지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게 됐다.

현대 시절인 1999-2000시즌 이후 16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패권을 탈환한 KCC가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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