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선조들 곁에 머무른 민화가 오늘날 우리와 만나 빚어낼 또 다른 의미가 궁금하다.

전주시 경원동에 위치한 솔갤러리(관장 김가람)가 2016년 병신년 새해를 맞아 3월 11일까지 첫 기획전 ‘아름다운 오색의 매혹-우리 민화’를 열고 있다. 주제이자 소재는 민화. 정통회화에 비해 묘사의 세련도나 격조는 떨어지지만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아름다운 색채로 한국적 미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주술적인 염원을 담고 있어 장식적 기능과 함께 주술·종교적 의미도 갖는 실용화라 할 수 있다. 이는 당대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것과 정식 그림교육을 받지 못한 무명 민초화가들이 그린 것으로 나뉜다.

전자는 도화서 화원들이 궁중에서 장식적인 요소로 사용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궁중에서 사용하는 진한 당채 물감을 사용해 색이 선명하고 화려한 게 특징이다. 후자는 서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는데 정통회화 조류를 모방해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됐다. 덕분에 창의적이기보다는 되풀이된다.

전시에서는 조선왕실 고유의 궁중장식화인 해학반도도, 서책과 서재의 일상용품을 도화서 화원풍의 정교한 세화·정화로 구현한 민화 책가도, 화려한 색과 형태가 어우러져 장식성이 강한 화조도, 궁합과 범신상을 표현한 어해도 등이 자리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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