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주 KCC는 시즌 하반기에 강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2008-2009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다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2010-2011시즌 역시 2010년 12월 말까지 7위였지만 정상에 올랐다.

2009-2010시즌에도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16경기에서 14승2패로 상승세를 탔다.

비록 최근 3년간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 시즌 막판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으나 이런 전례로 KCC에 붙은 별명이 바로 '슬로 스타터'였다. 시즌 초반은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중후반 이후로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다.

KCC의 이번 시즌 행보가 바로 그런 모습이다.

리카르도 포웰(33·196.2㎝)을 인천 전자랜드로 보내고 허버트 힐(32·203㎝)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지난해 12월 중순만 하더라도 KCC는 중위권 팀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이 트레이드 직후 2연패를 당한데다 트레이드 상대였던 전자랜드에도 일격을 당하면서 주위에서는 '전자랜드만 좋은 일 해준 것이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나왔다.

그러나 이후 KCC는 10경기에서 8승2패의 엄청난 상승세로 돌변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2위 고양 오리온과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1위 울산 모비스와도 3경기 차이라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기존 하승진(31·221㎝)에 힐까지 가세하며 10개 구단을 통틀어 높이에서 확실한 강점을 지니게 된 KCC는 단신 외국인 선수로 분류되는 안드레 에밋(34·191㎝)이 최근 10경기에서 평균 29.6점을 쓸어담으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김태술, 전태풍이 이끄는 가드진도 안정적이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높이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데 현재 1,2위인 모비스와 오리온이 외국인 선수의 높이가 비교적 열세라는 점에서 KCC의 '대권 가능성'도 거론된다.

1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정 경기에서도 KCC는 경기 한때 13점 차까지 뒤지다가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추승균 KCC 감독은 "힐을 영입하면서 하승진과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고 에밋의 활동 반경도 넓어졌다"며 "가드와 빅맨의 2대2 플레이 등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는 장점도 생겼다"고 소개했다.

추승균 감독은 "하승진과 힐의 수비 로테이션이나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집중력 유지 등의 부분을 보완하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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