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전주시민의 자긍심 ‘전라감영 복원 성큼’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에는 조선시대 전주의 상징이자, 앞으로 전통문화의 도시인 전주시민들의 자긍심이 될 전라감영 복원사업이 본격화된다. 옛 전라북도청사가 자리했던 곳은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로, 전주시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마음을 담아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창조·복원해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를 총괄했던 호남제일성 전주의 자긍심과 위상을 되찾는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베일을 벗게 될 전라감영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 전라감영 재창조·복원, 왜?

전주시가 전라감영을 재창조·복원하려는 이유는 도지정 기념물 제107호인 전라감영터가 조선시대 전라감영과 일제강점기 도정에서부터 도청사의 서부신시가지 이전 전까지 전주의 중요한 역사와 주요사건을 담고 있는 장소이자, 전라도와 제주도를 총괄했던 호남제일성 전주의 자긍심이자 전주의 위상과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소중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전주의 정체성 확립과 위상 재정립을 위해 지난 2014년 9월 옛 도청사 건물 철거 및 전라감영 복원을 확정·발표했으며, 이후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전문가 및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왔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전라감영 복원을 알리고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고유례를 시작으로 전라감영 재창조·복원사업이 본격화됐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당시 67만 전주시민을 대표해 낭독한 고유문을 통해 “옛 전라북도청사가 자리했던 곳은 전라감영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다. 재창조·복원을 통해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를 총괄했던 호남제일성 전주의 자긍심과 위상을 되찾겠다”며 “전라감영의 창조적 복원을 통해 조선왕조의 발상지임을 분명히 하고, 역사문화특별도시로 도약해 찬란한 문화유산을 꽃피우는 문화융성의 꿈을 이뤄내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건물을 복원하는 차원이 아닌 전주의 천년 역사와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 전주의 미래에 대한 꿈이 모두 담긴 공간으로 만들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옛 도청사 철거와 전라감영 복원을 알리는 고유례(告由禮)에 앞서 전주의 근현대사의 중심에 섰던 옛 도청사의 역사적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재조명하기 위해 ‘역사학자와 함께하는 시민투어’를 실시하기도 했으며, 철거 작업에 돌입한 이후에는, 창틀 20개를 포함한 조경수 등 폐자재를 시민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 전주의 새로운 전통문화 거점이 될 전라감영, 베일 벗는다!

사업 2년차인 올해는 전라감영 복원재창조를 위한 옛 전북도청사의 철거작업이 모두 마무리되고, 발굴조사와 고증 등을 거쳐 조선시대 전북과 전남, 호남지역을 관할하던 옛 전라감영의 모습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철거작업은 3개 주요건물 중 본관동과 의회동 철거가 모두 마무리됐으며, 경찰청동의 경우에도 석면철거 완료 후 외벽 철거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3월까지 경찰청동 철거가 마무리되면 건물 하단부 발굴조사와 복원 설계 후 내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복원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는 전라감영의 중심이 되는 선화당 등 6개 건물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복원할 계획이다. 복원되는 건물은 전라감사가 도정을 수행하던 선화당(宣化堂)과 전라감사의 식솔들이 거주했던 내아(內衙), 전라감사가 민정과 풍속을 살피던 관풍각(觀風閣), 정무 중 휴식을 취하던 연신당(燕申堂), 전라감영으로 들어가는 중간문인 내삼문(內三門), 감사의 보좌관인 비장들이 집무를 보는 장소인 비장청(裨將廳) 등이다.

여기에, 감영복원이 완료되면 2단계 사업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경찰동 철거부지에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시설과 광장 등이 조성된다.

시는 전라감영 복원에 앞서 후손들과 재창조 복원을 함께하기 위해 역사문헌과 고증자료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확인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시민들에게 전라감영 복원의 의미를 알리기 위한 전라감영 특별기획 전시도 열고 있다. ‘전라감영, 다시 꽃 피는 선화당 회화나무’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는 오는 3월말까지 경기전 어진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전라감영 복원으로 원도심 활성화 및 전주관광 확대

전라감영 복원사업은 단지 건물 복원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닌 전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창조·복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전라감영 복원이 서부신시가지 및 혁신도시 개발 이후 날로 침체되고 있는 원도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전주시는 전라감영 복원 외에도 연간 600만명이 찾는 한옥마을의 관광효과를 원도심지역으로 확대하고, 전라감영 복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는 2017년까지 역사문화거리 조성도 추진한다. 이는 풍남문(보물 제308호)과 전주의 역사·문화 자산의 가치 재발견을 위해 복원중인 전라감영, 풍패지관(전주객사, 보물 583호)을 잇는 옛 도심 골목길을 걷기 좋은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바꿔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원도심 유입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감영 복원과 문화시설 조성, 역사문화의 거리 조성이 모두 완료되면 대한민국 대표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과 전주의 대표적인 유적인 경기전·풍남문, 풍패지관(객사) 등을 잇는 거대한 역사문화공간이 조성돼 전주관광이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전라감영이 천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도시 전주의 옛 영광을 재현하는데 성공해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들의 자긍심도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명우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장 인터뷰

이명우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장(전북대 조경학과 교수)는 “전라감영은 조선시대의 전라도, 즉 전북과 전남, 제주도를 통괄했던 지방통치기구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전라감영 복원사업은 호남제일성으로서 전주의 역사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단순한 건축물의 복원이 아닌 전라감영에 담긴 역사적 가치와 문화를 오롯이 살려내고, 전주사람의 자존감 회복을 통해 전라감영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라감영이라는 공간이 전주시민들의 역사적 자긍심이 되고, 공간과 시간, 건축과 정신을 함께 세울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한다”며 “전라감영을 찾는 사람들에게 현대의 일상에서 찾기 힘든 심적 여유와 문화적 향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복원되는 전라감영 일대가 한옥마을과 풍남문, 풍패지관과 연계해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로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권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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