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전북대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

바야흐로 소프트웨어(SW)가 개인·기업·정부 혁신을 견인하는 SW중심사회에 진입하였다. 우리 현실에서 생활 속 이동수단, 가전제품, 문화시설 등 무엇 하나 SW와 무관한 것이 없다. 특히 SW와 연계성이 높은 것일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이를 증명하듯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이 주도해 왔던 사업영역에 진출하여 SW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세계 경제의 거대한 디지털 변화를 이끌었던 애플이 “자동차야말로 최고의 모바일 기기”라며 2019년 전기자동차 양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형적인 소프웨어 기업인 구글은 검색엔진, 안드로이드, 유튜브, 페이스북, 사진서비스인 피카사(Picasa) 외에도 스마트홈, 로봇, 드론, 가상현실,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비즈니스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SW중심사회에서는 산업경제 시대와 다른 추가적인 역량, 즉 정보에 기반한 문제해결능력, 정보논리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융합적 사고 등이 요구된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SW중심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향상시키고 있다. 영국은 2014년 9월부터 ‘컴퓨팅’과목을 만5세에서 16세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일본은 2012년부터 ‘정보’과목을 고등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인도는 2013년부터 ‘Computer Masti’ 과목을 초·중·고에서 필수과목으로 이수토록 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1994년부터 ‘컴퓨터과학’이라는 과목을 고등학교 정규과목에 포함시켜 교육하고 있다. 핀란드는 2016년 가을학기부터 초등학교 프로그래밍·코딩 교육을 시작하기로 하였고, 프랑스는 2016년 9월 신학기부터 SW를 중학교 정규 과목으로 교육하기로 하였다. 미국도 2016년 AP코스로 ‘Computational Thinking’과목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부·미래부, 민간이 협력하여 자라나는 미래세대에 대한 SW교육 저변 확산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2014년 9월에 교육부에서 “초·중등 SW교육 강화 방침”을 확정하였다. 민간의 경우 삼성전자의 ‘SW주니어아카데미’, 네이버의 ‘SW놀자 캠페인’, EBS의 ‘SW교육 다큐’ 등이 운영되고 있다.

2018년부터 초·중·고에서 SW교육이 의무화된다. SW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이 있다. 첫째, SW교사 양성문제이다. SW교육은 교사 1명이 담당하기 힘들다. 그리고 교사가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SW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SW교육은 효과를 낼 수 없다. 단기간에 준비된 SW교사들을 많이 확보하는 것은 의욕만 갖고 되는 일이 아니다. 비자발적으로 응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데다 40~50대 교사들이 젊은 교사들처럼 SW교육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둘째, 인프라 보완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예산으로는 SW교육을 할 수 있는 PC를 살 수도 없다. 겨우 방과 후 학교를 통해 민간 업체들에 인프라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SW교육 인프라 구축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예산을 확보하여야 한다.

셋째, SW교육 시수의 문제이다. 중학교에 배정된 SW교육 시수는 한학기 34시간, 초등학교는 17시간이다. 중학교의 경우 6학급이 있다고 치면, 교사 1명당 1주일에 6시간이 배정되는 구조다. 학교가 전임 교사를 뽑으려면 시수가 아무리 못해도 12시간은 돼야 한다. 지금 체제에선 학교마다 1명씩 SW담당 교사를 두기 쉽지 않다. 결국 순회교사제를 도입하여 교사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순회교사제로는 효과적인 SW교육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세계적 기업들 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SW와 연계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이 분야에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SW분야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실습장비가 적고 필요 교육·훈련기간도 적당하며 투자 대비 효과가 좋아 실업률을 낮추는 유망한 분야이다. SW교육을 강화하여 장기적으로 청년실업난 해소에 도움이 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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