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3일 새정치민주연합소속 호남권 광역자치단체장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중앙당 지도부와 송하진전북도지사 및 호남권 시도지사들이 만나 내년 예산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답보상태에 놓인 이 지역 현안사업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에 대한 시도지사들의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국회의원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후 특정정당에 대한 일방적인 몰표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한 호남지역이다. 당연히 시도지사들 역시 새누리당 소속은 한명도 없다. 이번의 만남 또한 호남지역 유일의 국회의원인 전남 이정현의원이 주선한 것이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옛말이 있다. 야당일색의 정치 지형상 국가예산 확보가 녹녹치 않은 현실에서 그나마 여당의원이 있어 지역 현실을 현 정부 여당에 다시 한 번 알릴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전국단위의 모든 선거에서 자당 후보들이 예외 없이 참패하는 지역에 애정을 가져달라는 건 무리다. 몰표를 준 정당에서 조차 무관심과 홀대를 받았던 경험이 적지 않았음을 떠올려 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치색이 다르다 해서 무관심과 배척으로 일관한다면 그건 전국정당도 아니고 여당은 더더욱 아닌, 그저 원내 다수당의 횡포일 뿐이다. 가진 자 가 베풀고 힘 있는 자 가 양보를 해야 균형이 잡히는 것 아닌가. 김 대표가 호남지역현안사업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을 가지겠다고 약속을 했다니 일단 지켜볼 일이다.

얼마 전 전남에서 있었던 새누리당 소속 국회 예결위원들과의 간담회가 전북입장에선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이 끝났음을 전북도민들은 알고 있다. 비록 광주·전남이 주가 되고 전북이 참여한 호남권 당정협의회이지만 집권여당의 당대표를 포함해 정책위의장, 예결위원장, 간사, 소위원들 까지 참석한 자리에서 나온 약속이니 만큼 이번엔 다를 것 이라 기대를 해본다.

그리고 이번엔 그 결과를 당당히 내보여 달라. 새누리당이 노력한 예산에 새정치민주연합이 생색을 내도록 하지 말라. 도민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전북예산 세우는데 힘을 더했음을 자랑하라. 답은 도민들이 할 것이라 믿는다. ‘새누리당은 지역 차별 정책을 펴지 않고 모든 국민에 대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고 있다’는 김대표의 약속에 일단 신뢰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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