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만이 풍경이 아니다. 듣는 것, 맡는 것, 만지는 것, 상상하는 것…우리가 느끼거나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그것이다. 젊은 미술인들이 풀어내는 그들만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갤러리 숨(관장 정소영) 테마기획전으로 지난 9일부터 28일까지 계속되고 있는 ‘풍경의 판타지’는 청년작가들의 풍부한 상상력이 발휘된 자연적, 인공적, 가상적 풍경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일탈을 꿈꿔보는 기획전이다.

여기에는 김도연 박종찬 유하니 이길빈 이선미 전지수 정승연 조수진 지혜지 최하영 등 군산대학교와 원광대학교, 전북대학교에서 석사과정 중이거나 미술을 전공한 10명이 함께한다. 젊은 만큼 참신하고 다양한 시각들이 돋보이는데 군산대를 마친 이길빈은 방치된 감정들이 모여 있는, 계속해서 외면해 온 비밀의 방을 열어젖힌다. 스스로를 깊이 있게 관찰하고 치유하기 위한 작업은 몽환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전북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지수는 어릴 때부터 해 온 공동생활로 최소한의 공간에서 몸부림치면서 분열된 자신을 한 곳으로 불러 모은다. 제각각이고 불안한 자아들이 퍼즐처럼 제 몸에 꼭 맞는 자리로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다.

원광대를 졸업한 지혜지는 별 탈 없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여러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복잡함과 단순함을 오가며 표현, 타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결핍돼 가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꼬집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