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대금 부수석인 서정미의 삶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도전’이 아닐까. 어린 시절부터 풀룻을 배우던 그는 평생을 함께하게 될 동반자 ‘대금’을 만났다. 그 맑고 깊고 신비한 소리에 매료돼 망설임 없이 택했고 대학 전공을 거쳐 2002년 국악원에 입단하기 이른다.

14년차 단원으로 연습과 각종 공연만으로도 버거울 거 같은데 1,2년에 한 번씩은 독주회를 여는가 하면 라디오 매체를 통해 몸소 겪은 국악을 소개했다. 후학들을 양성하는 스승이자 자녀들을 돌보는 엄마, 남편이 있는 아내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창작곡으로 이뤄진 생애 첫 번째 음반 ‘편지’를 발표한 것.

지역에서는 연주나 소리를 매개로 음반을 내는 경우가 사실상 드물고 판매용으로는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6곡 모두 독주회 때 받았거나 이번 녹음을 위해 준비한 창작곡이며 전통과 현대, 대중성과 작품성을 아우르는 등 그간의 음악세계를 압축한 결실이란 것도 주목할 점이다.

2007년 처음으로 받은 위촉곡으로 그 의미가 남다른 ‘편지’를 제목으로 정하고 흥겨움을 더할 주제곡 ‘우리 기쁜 날’과 아들의 이름을 따 부모의 마음을 다룬 ‘준용을 위하여’, 슬픈 이별장면을 연상케 하는 ‘바람을 그리다’, 세련된 느낌의 ‘Wings of Bamboo’를 담는다. 마지막 트랙은 대금이라는 악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6인의 주자를 위한 청’이다.

발매는 19일 예정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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