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고 채우다 보면 어느덧 비워진다. 그래서일까.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교동아트미술관에서 스무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부견 작가의 화폭도 어딘가 비어있다. 스스로 느낀 것을 제대로, 빠짐없이 전하려다보니 꽉꽉 차고 넘치던 젊은 시절을 거쳐 이제는 선 하나, 점 하나만으로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담는 노련함을 지녀서다.

나아가 사물은 항상 변할 수밖에 없고 붙잡을 수도 없다는 걸 깨달은 탓이다. 결국 ‘선-무상’을 주제로, 1년 여간 사찰을 돌아다니며 그곳에서 바라본 구름을 소재로 무상과 비움을 말한다. 구름과 사찰, 색감으로 전하는 사유와 성찰의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하다.

전주고와 전주대, 원광대 교육대학원을 졸업 후 다수의 기획전과 초대전에서 활동했다. 제1회 대한민국청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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