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이 산하조직인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사화’ 추진과 관련해 이사장과 본부장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공단을 대표하며 모든 업무를 통할(統轄)하는 이사장이 관련법에 못 박혀 있는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과 함께 공사화엔 반대 입장인 반면, ‘공사화’와 사실상 ‘서울 존치’를 주장하고 있는 본부장의 연임 문제를 놓고 지역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국민연금과 복수의 소식통 등에 따르면 최근 500조원의 국민연금 기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장 연임을 놓고 최광 공단 이사장이 홍완선 본부장의 연임 불가를 통보한 것과 관련, 보건복지부와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달 초 2년의 임기가 만료되는 기금이사인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과 관련, 최 이사장이 보건복지부에 연임 불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단 기관장의 고유권한인 이사 연임과 관련해 절차대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이사장은 공단을 대표하며, 공단의 업무를 통할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기금운용본부장은 공단 업무 가운데 하나인 국민연금기금 투자전략 수립과 기금의 운용 및 특별회계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업무분장이 돼있다.

이 같은 업무분장에도 불구하고 홍 본부장은 중앙언론 등을 통해 공개석상에서 “기금운용본부가 분리되지 않으면 이사장이 인사나 예산 등에 간섭할 수 있다”며 “해외 투자가 위축되고 우수 인재도 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를 분리할 경우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나 기금의 안정성을 해친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 공사화에 이은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에도 악영향을 끼쳐 ‘서울 존치’에 여론몰이 하고 있는 전직 이사장 등의 세력에 무게가 실려 ‘불가’ 입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을 반대하는 기고문이 잇따라 실리는가 하면, 서울시가 기금운용본부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시하는 등 일련의 압박들이 최 이사장의 이 같은 입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산하기관 지도 감독권한이라는 칼을 뽑아 최 이사장에 대해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전북으로 이전하는 기금운용본부에 맞춰 도정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공사화와 함께 서울 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간접적으로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국민연금 내부의 일이라 공개적으로 의견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도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만큼 도와 지역정치권에서는 공단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석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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