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스틸을 가지고 한참을 씨름한 뒤에야 얻게 되는 잎맥의 첫인상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크고 선명하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수많은 그것들이 이어지고 또 이어진 그물망이 구현된다. 우리네 몸 속 핏줄 같기도 한데 핏줄 각각이 제 기능을 해야 건강할 수 있듯, 무수한 하루하루가 인생을 결정한다는 이치를 말하려는 건 아닐까. 

  조각가 박승만이 1일부터 14일까지(초대는 1일 오후 6시) 우진문화공간에서 여섯 번째 개인전 ‘부분과 전체’를 연다. 오랜 시간 ‘잎’을 주목한데는 임실 오궁리미술촌의 영향이 컸다. 자연 속 폐교에서 창작하며 자연과 인간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인지하고 이를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잎’을 소재로 정한 것.

  늘 같은 거 같지만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이전에는 전체 모양새를 조명했다면 현재는 맥에 집중, 이것들이 모여 나뭇잎이 되고 작은 나뭇가지가 되고 숲이 되고 결국엔 다시 잎이 되는 등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속성을 보여준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지루함도 느끼고 흔들릴 때도 있지만 쌓이고 쌓여 전 생애를 결정하는 만큼,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는 마음가짐을 자연스러우면서도 단적으로 전한다. 전북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전북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마쳤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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