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경로당에 국비로 지원되는 냉·난방비 정산 방법이 개선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경로당은 경제적인 이유로 냉방과 난방이 어려운 노인들이 여름과 겨울 주로 많이 이용하고 있는 기본적인 복지시설이다. 현재 도내에는 모두 6,472곳의 경로당이 있으며 여름과 겨울철 냉·난방비와 함께 각종 공과금 및 시설유지비로 사용할 수 있는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들 경로당에는 여름철인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매월 5만원씩 10만원이 냉방비로 지원된다. 겨우 5만원으로 한 달간 냉방시설을 가동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의문도 들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냉방비가 다 사용되지 못하고 반납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2년 동안 도내 14개 시·군의 ‘경로당 냉방비 국고지원사업 정산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2013년 도내 8개 시·군에서 국비로 지원된 경로당 냉방비 가운데 7,690만원이, 지난해에는 9개 시·군에서 9,921만원이 국고로 반납되는 등 최근 2년 동안 무려 1억 7,611만원이 남아서 국고로 반납됐다.
이처럼 국고로 지원되는 경로당의 냉방비가 한달 5만원으로 적은 액수임에도 다 사용되지 못하고 반납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전기요금이 아까워서 에어컨을 켜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꼽을 수 있다. 에어컨을 사용하면 상당한 전기요금을 지불해야하는 점을 아는 노인들이 에어컨 가동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의 절약 정신을 높이 사야하지만 편익을 위해 지원되는 적은 냉방비마저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다면 성공한 시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때문에 경로당에 국비로 지원되는 여름철 냉방비와 겨울철 난방비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합 운영을 통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냉방비를 겨울철 난방비로 사용하거나 그 반대로 이용한다면 지원금이 더 효율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특히 반납이 싫어 남은 지원금을 모두 사용하는 에너지 낭비 사례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가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 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와 대안 마련으로 좋은 정책이 성공한 시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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