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유능한 지도자가 붙어도 최고의 스윙을 익힌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골프에 정진하고자 하는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면 자신이 갖고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프로 골퍼 바비 존스가 한 말이다. 그는 1927년부터 1935년까지 브리티시 오픈과 US오픈에서 출전한 경기의 62%에서 우승했다. 또 28세 은퇴 당시 13개의 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더욱이 그는 겸손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선수들에게는 물론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었다. 그가 우승 소감 때마다 자주 하는 말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운이 좋았다”였다.
  바비 존스가 강조했듯 골프 경기는 마음 즉 멘탈이 매우 중요하다. 프로 선수들의 경기 기량은 대개 비슷비슷하게 마련이다. 또 승부도 겨우 두세 타차에서 판가름 난다. 상당수 경우 대여섯 명이 무더기로 동타를 기록해 연장전을 치르기도 한다. 거기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집중력이나 평정심 등의 멘탈인 것이다.
  진 사라센이 1935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을 거둘 때도 멘탈이 빛났다. 역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는 진 사라센은 최종 라운드 15번 홀서 세컨 샷을 날린 것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 대회 최초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한 홀에서 무려 세타를 줄인 것이다. 선두와 동타를 만든 진 사라센은 다음 날 플레이오프에서 결국 우승을 거둔다. 이 역시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멘탈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골프 여제 박인비가 드디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는 2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네 개의 메이저 대회를 휩쓰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전에 LPGA에서 이런 기록을 쓴 선수는 여섯 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강한 멘탈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녀는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릴 정도로 무서운 집중력과 집념 그리고 평정심을 갖고 있다.
  거의 모든 스포츠가 멘탈을 강조한다. 정신력이야말로 스포츠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의 하나다. 한국 여성 선수들이 여러 방면에서 세계 최고의 성적을 내는 데는 이 멘탈의 힘이 컸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어디 스포츠뿐이겠는가. 사람 사는 일 모두가 단단한 정신력으로 뒷받침해야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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