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난이 심각하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어두운 실물경제 현실에 좌절한 젊은이들이 아예 취업에 대한 의지 자체를 꺾어버리는 경우까지 늘고 있다.
지난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5~29세 사이의 한국 청년중 일할 의지가 없고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족(NEET)의 비중이 15.6%로 33개 회원국가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국 평균 8.2%보다도 7.4%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한국보다 비중이 높은 나라는 터키와 멕시코뿐이었다.
‘니트족’의 급증은 물론 일자리가 줄고 고용의 질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좋은 직장이 늘어나지 않는 한 장기 불황에 허덕이는 한국에 있어서의 젊은 구직층의 의욕을 되살릴 수 없단 점에서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제회생은 당분간 요원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대부분이라 더욱 그렇다.
당장 뾰족한 수를 내기는 물론 힘들다. 정책을 개발하고 예산을 투입한다고 일자리가 무작정 느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한 사회분위기의 탓도 있지만 힘든 경제를 버티지 못한 젊은 남녀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결혼적령기를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인 상황에 이젠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서조차 의문을 제기하는 미혼남녀가 느는 추세다. 사회를 구성 하는 기본 요소자체가 상실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문제다.
청년실업문제가 장기화되고 심각해지면서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란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젠 여기에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를 접은 ‘오포세대’ 까지 등장했다. 미래를 위한 긍정의 현재를 살아가야할 젊은 층이 인간관계를 접어야 할 정도의 팍팍하고 힘든 삶에 지쳐 가는 게 지금 현실이다. 미취업 기간 1년 이상인 ’장기 니트족‘이 42.9%에 달했다는 건 한참 일할 나이의 젊은 인력의 사회진출이 이미 막혀있단 것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이미 사회문제화 됐음을 의미한다.
독거노인보다 더 암울한 독거청년들에게 결혼이나 출산은 사치다. 결혼한 부부들 역시 경제적 여건 때문에 아이 하나도 힘들다는 게 지금 한국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청년취업난에 이은 저 출산 문제는 국가적 재난으로 까지 이어질 수도 있음에 긴장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지자체의 심각한 고민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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