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삶이 어떻게 집단의 역사, 시대의 기억과 맞닿는지를 참신한 기획으로 보여줘 왔던 서학동 사진관(관장 김지연)이 ‘서학동 언니’ 프로젝트 1탄 기획전-‘응달 꽃은 짙다’를 오는 7월 2일까지 마련했다.
  ‘서학동 언니 프로젝트’는 서학동 사진관의 가치에 주목하고 더 많은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일종의 원정 행사이자, 동시에 시각 예술이 지역 공동체와 공존하는 길에 대한 모색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같은 전시를 서울로 고스란히 옮겨간다.
  ‘응달 꽃은 짙다’는 그늘진 곳에 놓인 존재에 주목한다.
  그늘 아래 드문드문 스며들어오는 볕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서, 어둑한 곳에서 빛을 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결과, 응달에 핀 꽃은 화려하거나 큼지막 하지는 않아도 빛깔이 한결 곱고 선연하다. 이 꽃들은 애써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저마다 그늘진 터전에서 질기고 값진 생명력을 발한다는 점에서 참여 사진가들이 주목하는 대상들과 닮아 있다는게 기획자인 송수정의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돋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알차게 제 몫을 꾸려내는 서학동 사진관의 모습이기도 하다.
  전시 참여작인 김영경의 ‘군산’, 김혜원의 ‘용담댐’, 노순택의 ‘얄읏한 공’, 이갑철의 ‘한국인의 초상’, 이상일의 ‘메멘토 모리’, 이한구의 ‘청계천’은 쨍한 볕을 받아본 적이 없는 곳 혹은 그곳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 작가와 기획자가 전주에 머물며 작가와의 대화, 강연 등의 연계 행사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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