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득 장수군수가 제8회 한우랑사과랑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폐막식장에서 최근 송아지값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31일 가족들과 함께 장수 의암공원에서 열린 한우랑사과랑 축제를 찾은 A씨(남원시)는 한우도 맛보고 명절에 쓸 사과도 구입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인기가수의 공연을 겸한 폐막식을 지켜보던 A씨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기가수의 공연 중간중간에 경품추첨을 하는 가운데 1등상품으로 송아지가 올라오자 사회자가 최 군수에게 “요즘 송아지값이 얼마나 하냐”고 물었고, 최 군수는 황망하게도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기 때문.
한우랑사과랑 축제가 지역의 특산물을 주제로 하는 지역축제로서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군수의 어이없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수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장수군에서 1100여농가가 3만139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또한 이에 따른 소득은 연간 600~700억원 수준으로, 장수군민이 2만3000여명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장수군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고 할만하다. 군은 이같은 '효자종목'인 한우를전국은 물론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한우랑사과랑 축제를 마련했고, 상당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평가를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는 군민과 관광객 등 약 5만여명이 찾았고, 축제 3일동안 소비된 한우만 해도 400마리 분량에 달한다.
이에 대해 A씨는 “한우와 사과를 홍보하기 위한 축제에서 군수가 송아지값을 모른다고 한 것은 가게 주인이 물건값을 모른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취임한지 두달밖에 안됐다고 하지만 이것은 군수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수군의 한 관계자는 “군수님은 암송아지와 숫송아지 값이 다르고, 월령에 따라서도 값이 다르기 때문에 경품으로 나온 송아지값을 모른다고 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오해의 소지는 있는 것으로 판단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장수군을 대표하는 군수가 장수한우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고자 하는 축제의 폐막식에서 송아지값을 모른다고 한 것은 결코 오해나 실수가 아니다. 만일 최 군수가 송아지값을 알고 있었다면 자기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답변하지 결코 모른다고 말하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이 있듯 이번 실수는 가벼운 사과와 함께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최 군수의 ‘일신(日新) 우일신(又日新)’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남원=김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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