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임직원 등 1만8천여 명이 상주하는 전북대학교에 농협 ATM이 단 2대만 설치돼 있어 학생들이 금융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타도 및 농촌지역 학생들은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입출금할때 비싼 수수료를 물고 있어 차라리 전북은행 통장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대학교 측이 전북은행의 ATM을 주요 통로에 배치하는 반면, 농협 ATM은 이용이 적은 곳에 설치·지정하는 등 차별을 두는 바람에 농협 ATM 확충이 늦어지고 있다.
16일 전북대 재학생, 전북농협, 전북은행 등에 따르면 전북대 캠퍼스 내에 그동안 주거래계약 은행으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전북은행 지점 1곳과 이 은행 ATM 11대가 설치돼 있다.
반면, 농협 ATM은 단 두 곳에만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3, 4월 신학기에 등록금, 하숙비, 생활비 거래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 농협 ATM 앞에 줄을 서 대기하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 학교 재학생 K모군(21)은 "타도 및 농촌지역 학생들은 등록금 등을 거래할 때 전북은행과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은행을 2곳 이상 이용해야 한다"며 "기존 우체국을 제외한 농협 등의 ATM이 확충돼야 기타 금융권의 입출금 거래를 원하는 학생들의 불편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한 번도 개선되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 2010년 학생회장 선거에서 한 후보자의 공약에 '농협 ATM 확충'이 실렸을 정도다.
전북대 캠퍼스에 농협 ATM이 확충되지 않는 이유는 전북대 측이 주거래은행을 제외한 타은행의 진출을 제한하는 편파적 대응에서 비롯된다.
전북대 재무과 측은 "전북은행과의 관계(주거래은행) 때문에 협조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농협도 우리대학과 구성원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지점 개설 사업제안을 한 번도 신청한 적이 없었다"고 ATM 수가 적은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반면, 전북농협 공공지원단은 "매번 들러리로 전락하는 바람에 주거래은행 입찰에 참여한 적이 없었을 뿐"이라며 "지점 개설 또한 대학측의 요청이 없었고, 전북은행과 관계가 깊어 농협의 마케팅 타겟에서 관심밖 지역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ATM 설치 요청은 많았으나, 계약당사자인 대학측의 요구가 있어야 농협이 나설 수 있다"며 "그나마 몇 번의 요청에 찾아갔지만, 전북은행 ATM을 건물 1층 주요 통로에 배치하는 반면, 농협 ATM은 2층 구석진 곳에 배치하라고 해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ATM 연 관리비가 약 1,000만원 이상 소요되는데, 이용율이 적은 곳에 설치하면 수지타산이 안맞는다는게 농협측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 측이 발끈하는 분위기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주거래은행이 학교발전에 기여하기 때문에 ATM 개설에 대한 어드벤티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도내 도시군 금고를 장악하고 있는 전북농협이 그곳에서 우리(전북은행)를 괄시하는 것도 서러운데, 이번 민원에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상도덕상 전북농협이 '영업범위 침범'이라는 위험한 발상을 갖고 있다는 설명인데, 은행들의 이같은 상거래 관례 때문에 학생 불편이 가중되는게 문제다.
결국, 대학교 측이 나서 학생 금융거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적정한 ATM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는게 학생들의 목소리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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