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관 1주년을 맞이하는 시민놀이터가 참신한 발상으로 전국 각지에서 주목 받은 반면 비효율적인 기획과 운영, 저조한 이용률로 아쉬움을 남겼다.

24일 전주동문예술거리추진단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주시민놀이터 1주년 성과분석 및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전주시와 전북도가 주최하고 추진단이 주관하는 시민놀이터는 전국 최초 24시간 개방하는 시민의 문화예술활동 연습장을 표방하며 문을 열었다.

한국전통문화전당 동쪽 출입구 맞은 편 지하 1층, 지상 3층, 995㎡ 규모로 세워졌으며 토크를 중심으로 한 다용도 커뮤니티와 장애인 연습장, 전시장이 있는 1층 이야기 놀이터와 소리 중심 방음 연습장이 있는 2층 소리 놀이터, 무용과 퍼포먼스 같은 공연예술 연습이 가능한 3층 창작 놀이터로 구성돼 있다.

추진단에 따르면 시민놀이터는 전국 최초 24시간 개방이라는 획기적인 도전과 저렴한 비용의 중․소형 맞춤 공간 제공이라는 수요자 배려로 주목 받았으며, 구도심 건물을 리모델링한 도심재생 사례로 눈길을 끌어왔다.
2월 말 기준 가입 회원은 258개 단체이며 2,057회 대관을 통해 16,308명이 이용했다. 입소문을 통해 월평균 20여 개인과 단체가 가입하고 있고 전년도 대비 월별 가동률이 대폭 상승했다는 설명.
물론 아쉬움도 있다. 저조한 이용률이다. 지난해 가동률이 39.3%로 절반에 채 못 미쳐 방치되는 공간들이 많았다. 수억 원에 달하는 예산과 건물 리모델링비 2억여 원, 월 임대료 330만 원을 따져봤을 때 낭비 아닌 낭비다.
이렇듯 가동률이 낮은 데에는 개관 전 철저하지 못했던 기획 탓이 크다. 공간들이 취지와 달리 이용되고 있어서다. 원래 3층은 시각예술활동을 포함하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도구가 많고 물을 필요로 하는 등 맨 위층에서 작업하기에는 불편이 따라 관련 분야 사용자는 없다시피 됐다.
토크 카페가 주를 이루는 1층에는 동문 사거리에 있던 창작지원센터 1호가 편입돼 없던 전시 기능이 더해졌다. 기존 장소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주변에 카페형 갤러리가 여럿 생겨 옮긴 거라고 설명했으나, 이로써 센터와 놀이터 모두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건 부정할 수 없다. 냉난방 시설이 설치된 공간만 대여가 빈번했던 만큼 처음부터 냉난방 시설을 전면 설치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더불어 운영상 비효율성이 제기됐다. 오후 11시 이후부터 새벽 2시까지 일주일에 한 팀 정도 사용하고 그 이후론 사용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직원들이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며 인력과 전력을 소모할 필요가 있냐는 것.

추진단 관계자는 “대관료를 평당 계산하다보니 초반 가동률이 낮았던 사실이지만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뒤부터는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1, 2월만 해도 60% 안팎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첫 해였던 만큼 여러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올해부터는 지금까지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간과 시설, 운영방안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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