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봉안행렬과 실록포쇄 등 지역에서 마련되는 조선왕조 의례문화 재현행사들이 제 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원형을 따르되,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한국고전문화연구원이 23일 오후 2시 국립무형유산원 교육동 2층에서 ‘조선왕조 의례문화 재현행사 발전방안 토론회’를 가졌다.

발제 및 토론은 지난해 열린 태조어진 봉안행렬과 실록포쇄 재현행사의 의미와 평가, 발전방향에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태조어진 봉안행렬에 대해 발표한 곽병창 우석대 교수는 “시민정신의 승화와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개발 중 어디에 목적을 두느냐가 중요한데 문제는 둘 중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시민의 진정성과 전문가 그룹의 역량이 잘 어우러졌을 때 제대로 된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 목표는 동시에 추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진행된 행사의 숙제로는 목표에 대한 재점검과 두 가지 목표점의 균형 찾기, 추진 주체와 시기의 문제를 꼽았다.

문화콘텐츠로서의 가능성과 발전방안에 대해서는 “경기전 어진은 여러 차례 전쟁에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아 타 지역 어진의 모본으로 다시 기능하는 극적인 과정을 겪었다. 여기에 경기전이라는 공간과 조선왕조실록에 얽힌 이야기까지 포함하면 새로운 스토리텔링 재료로 부족함이 없다. 또 어진봉안행렬은 우리나라에 흔치 않는 퍼레이드 전통 아니냐”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방식으로는 ▲원형에 충실한 재현▲어진전을 포함한 경기전의 공간적 상징성 및 기능성 활용▲다양한 콘텐츠로의 확장 가능성 주목을 꼽았다.

실록 포쇄에 대해 발제한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포쇄는 책에 바람을 쏘여 부식과 충해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으로 작년 전국에서 처음 시도돼 눈길을 끌었다”고 포쇄에 대해 설명했다.

작년 행사에 대해서는 “문헌 고증을 통해 절차와 행렬에 대한 근거를 확보인 점이 돋보였으나 고증에 치중하다보니 볼거리가 다소 약해졌고, 포쇄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가 미약해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다”고 평했다.

발전방향으로는 ▲조선왕조실록 문화행사 개발계획 수립▲정기적인 행사 시행▲포쇄 이해도 확산 프로그램 및 시민참여 행사 병행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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