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기 연주자들부터 서양음악 연주자들, 합주단에 이르기까지 도내 젊은 공연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95년 시작된 우진문화재단 기획공연 ‘우리소리 우리가락’. 100회를 맞아 특별한 무대를 마련한다.

우진문화재단이 2월 7일부터 23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우리소리 우리가락 100회 특집공연 ‘김대일 발라드 판소리-별소릴 다 하네’를 연다. 1회에 그치던 전과 달리 문화예술계 휴면기인 2월 한 달간 장기공연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공연은 지난해 11월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김대일의 발라드 판소리-별소릴 다 하네’다. 큰 틀은 같지만 극적인 긴장감을 높이고 예술성을 보강하는 등 짜임새를 강화하고, ‘고래의 눈알’ ‘똥 밟았네’ ‘살다 살다 별소릴 다 듣네’를 비롯한 7곡을 새로 만들어 동시대 감성을 살렸다.

배우 김대일은 전주예술고와 전북대 한국음악을 졸업하고 20대 중반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했다.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와 임방울 국악대전에서 최고상도 수상하며 정통 소리꾼으로서의 과정을 밟아왔다.

다른 게 있다면 새로운 소리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다. 작창에 재능을 보이고, 가수를 꿈꿨을 만큼 대중음악 특히 감성적인 발라드풍의 곡들을 잘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다.

여기서 비롯된 그만의 음악 ‘발라드 판소리’는 동시대인들의 정서를 따라가지 못하는 판소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됐다. 부채를 이용한 연희형식과 서양 1인극의 연기양식을 결합한 농익은 연기를 토대로 팝과 우리소리를 넘나드는 음악 및 노래실력, 탄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품 ‘별소릴 다하네’는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했다. 중소기업 숲속에 다니는 평범한 가장 퇴 대리가 퇴근길에 접촉사고가 나 파라다이스 용궁의 별 부장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양변기 하나 설치된 무대에서 합죽선을 쥔 배우가 4명의 연주에 맞춰 벼룩의 간을 빼 먹는 이 시대 초상을 때론 슬프게, 때론 유쾌하게 풀어낸다.

대본 및 연출은 국립민속국악원 지도단원이자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광대 대표인 지기학이 맡았다. 음악감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국악 작곡가 김백찬이고, 작창은 김대일이다.

우진문화재단 관계자는 “호흡이 긴 공연을 통해 소극장 레퍼토리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겠다”며 “우리소리 우리가락의 향후방향과 21세기 국악공연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272-7223./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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