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재단이 2월 7일부터 23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우리소리 우리가락 100회 특집공연 ‘김대일 발라드 판소리-별소릴 다 하네’를 연다. 1회에 그치던 전과 달리 문화예술계 휴면기인 2월 한 달간 장기공연을 진행해 눈길을 끈다.
공연은 지난해 11월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김대일의 발라드 판소리-별소릴 다 하네’다. 큰 틀은 같지만 극적인 긴장감을 높이고 예술성을 보강하는 등 짜임새를 강화하고, ‘고래의 눈알’ ‘똥 밟았네’ ‘살다 살다 별소릴 다 듣네’를 비롯한 7곡을 새로 만들어 동시대 감성을 살렸다.
배우 김대일은 전주예술고와 전북대 한국음악을 졸업하고 20대 중반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에 입단했다.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와 임방울 국악대전에서 최고상도 수상하며 정통 소리꾼으로서의 과정을 밟아왔다.
다른 게 있다면 새로운 소리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다. 작창에 재능을 보이고, 가수를 꿈꿨을 만큼 대중음악 특히 감성적인 발라드풍의 곡들을 잘 부르는 데서 알 수 있다.
여기서 비롯된 그만의 음악 ‘발라드 판소리’는 동시대인들의 정서를 따라가지 못하는 판소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됐다. 부채를 이용한 연희형식과 서양 1인극의 연기양식을 결합한 농익은 연기를 토대로 팝과 우리소리를 넘나드는 음악 및 노래실력, 탄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품 ‘별소릴 다하네’는 판소리 수궁가를 재해석했다. 중소기업 숲속에 다니는 평범한 가장 퇴 대리가 퇴근길에 접촉사고가 나 파라다이스 용궁의 별 부장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양변기 하나 설치된 무대에서 합죽선을 쥔 배우가 4명의 연주에 맞춰 벼룩의 간을 빼 먹는 이 시대 초상을 때론 슬프게, 때론 유쾌하게 풀어낸다.
대본 및 연출은 국립민속국악원 지도단원이자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광대 대표인 지기학이 맡았다. 음악감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국악 작곡가 김백찬이고, 작창은 김대일이다.
우진문화재단 관계자는 “호흡이 긴 공연을 통해 소극장 레퍼토리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겠다”며 “우리소리 우리가락의 향후방향과 21세기 국악공연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272-7223./이수화기자․waterflower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