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축제에 집중하고 프로젝트를 확장한다. 축제기간은 열흘로 늘리되 본 행사를 7일째 마치고,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은 통폐합해 장편으로 전환한다.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고석만)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일정과 ‘디지털 삼인삼색’ 변화 및 라인업을 밝혔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15회를 맞아 제2의 도약이 필요한 만큼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면서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모두의 잔치가 될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으며 집중하고 확장했다. 확연한 기승전결이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이다. 기존 9일에서 하루 연장하는 대신 7일째 시상식 개최로 본 행사를 마무리하고, 나머지 3일은 수상작 및 화제작을 상영한다.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주요 작품 및 성과를 집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안. 개막식을 제외하곤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없다는 지적을 감안해 토크 등 이벤트도 집중 편성한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장편영화 프로젝트로 거듭난다. 세계적인 거장감독들을 대상으로 하는 ‘삼인삼색’과 국내 독립영화 감독들과 함께하는 ‘숏!숏!숏!’ 두 개의 단편 프로젝트를 통폐합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감독들의 장편영화제작 지원에 나선다. 더불어 규모와 성격에 맞는 새로운 투자형식을 도입하고 다양한 펀드를 조성한다.

3편을 엮어 한 번에 선보이던 전과 달리 한 편씩 상영, 프로젝트로서의 연관성을 고려해 ‘삼인삼색 데이’를 마련한다. 삼인삼색 작품 3편을 하루 종일 상영하며 관련 토크와 부대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감독의 경우, 한 명 이상 투입돼 세계감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저예산영화와 독립영화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시장 변화를 감안한 것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 더 많은 관객들과 소통하고, 국내감독들이 국제적 역량을 가지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편 원년인 올해는 기요르기 폴피 감독(41․헝가리)과 신연식(39․한국), 박정범(39․한국) 감독이 참여한다. 벨라 타르 이후 헝가리를 대표하는 신성으로 꼽히는 기요르기 폴피 감독은 ‘택시더미아(2006)’ ‘파이널 컷:신사, 숙녀 여러분(2012)’ 등이 칸에 소개되며 미래 감독으로 공인받았다. 삼인삼색에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는 한 노파가 7층 건물에서 추락하는 찰나를 통해 6개의 삶을 돌아보는 옴니버스식 판타지 영화 ‘자유낙하(Free Fall․가제)’를 선보인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오가며 폭넓은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신연식 감독은 2013년 ‘러시안 소설’과 ‘배우는 배우다’를 연달아 개봉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연출작 ‘조류인간’은 전작 ‘러시안 소설’ 중에 언급된 작가의 작품으로 사라진 아내를 찾는 한 소설가의 여정을 따라가며 현재와 과거를 교차한다.

첫 장편 ‘무산일기’로 단숨에 세계영화계 기대주로 부상한 박정범 감독은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차기작 ‘산다’는 강원도 출신으로 된장 공장을 운영하는 청년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페이소스 짙은 스토리에 녹여낸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자유낙하’는 헝가리 정부와 외국투자사 2곳에서, ‘산다’는 영화재능위원회 펀드와 제작사 2곳에서 지원을 받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적극 영입해 유통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두 개 프로젝트가 하나가 된 만큼 삼인에 국한되지 않고 사인사색, 오인오색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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