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막걸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막걸리의 메카로 떠오른 전주에서 가격이 비싸다는 등의 이유로 내수 소비가 줄어들면서 점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전주시에서 추진하던 ‘막 프로젝트’ 사업도 올해로 끝나 내년부터 전주시내 막걸리 업소에 대한 지원도 힘들 전망이다.
7일 막걸리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인 막걸리 내수 소비는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기업 막걸리 제품의 경우 소비가 13% 하락했으며, 도내 대부분 주조장도 작년대비 평균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막걸리열풍 때에 비해 소비가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가격이 인상돼 부담되고 젊은층은 막걸리보다는 맥주, 소주를 선호해 다양한 계층이 막걸리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불과 5년 전만해도 한주전자에 1만원하던 가격이 지금은 평균 2만원으로 올랐다. 서신동의 막걸리집 중에서는 한주전자에 3만원~4만원까지 받고 있다. 서너명이 함께 마실 경우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실제 막걸리 한주전자에 막걸리 3병이 담기는데 1병당 1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2만원은 서민들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막걸리 업소들은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반찬 가짓수가 많기 때문에 막걸리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
서신동의 한 막걸리 업소 주인은 “재료비, 인건비가 오르니까 우리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막걸리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내리려고 제공하는 반찬 수를 줄이면 손님들이 ‘서비스가 변했네, 안주가 별로네’하면서 다른 가게에 가니 막걸리 가격을 높이는 대신 반찬을 많이 제공하는 쪽을 택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정작 나오는 반찬 중에 손도 안대는 것도 많아 막걸리 가격에 대한 불만이 많다.
서모씨(33)는 “막걸리는 생활고에 찌들어 힘겨울 때 생각나는 저렴한 서민 술인데 최근 2배나 가격이 오른 건 부담스럽다”며 “반찬도 예전만 하지 못하고 단순히 가짓수 늘리기 같다”고 불평했다.
일부 주조장이 내년부터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막걸리 업소들은 막걸리 원가가 인상될 경우 가격을 또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상황을 보면 전주 막걸리의 미래가 밝지 않다.
한편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소재의 막걸리 업소는 100여개로 사라지고 새로 생기기를 반복하면서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시에서는 삼천동에 막걸리 골목을 조성하고 막걸리 업소들에 대해 시설을 개선해 주는 등 ‘막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2011년부터 진행했던 막걸리 업소 시설개선, 막걸리 골목특화사업 등 지원사업이 올해로 끝난다”며 “내년에는 막걸리 관련 예산을 책정하지 않아 지원이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강다현기자·kkdh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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