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비록 출판업계의 마케팅 일환으로 탄생했다는 견해도 있지만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 사람들의 발길을 도서관으로 이끄는 긍정적 효과가 있으니 그 또한 어떠하리. 독서를 통해 더 행복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현장과 사람들을 통해 ‘힐링’을 경험해본다.

책에 관한 많은 경구들이 있다.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육체와 같다(키케로)”. “부자가 되기 위한 욕심보다 독서로 더 많은 지식을 취하라. 부는 일시적인 만족을 주지만 지식은 평생토록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준다(소크라테스)”. “독서할 때 당신은 항상 가장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시드니 스미스)”.
한마디로 책이란 사람들의 가장 좋은 벗이라는 뜻이다.
전주지역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일반인 독서 동아리 수가 수십개에 이르며 5~6명 정도의 작은 독서 모임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은 북카페도 최근 부쩍 늘어 특정한 주제를 정해 놓고 독서와 토론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독서 교육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독서 코칭’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독서 교육’이 책을 읽고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줄거리를 요약한다면 독서 코칭은 내용을 이해하고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책에서 명시되지 않은 정보들을 최대한 추론해 보는 활동에 주목하는 것이다.
또한 ‘독서 교육’이 책을 하나의 객관적 정보로 인식하고 다루는 것이라면 책의 주제와 문제 의식을 나의 현재 삶과 연계하여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독서 코칭이다. 독서 교육은 책을 통해 받은 감동을 표현하는 활동을 말하며, 독서 코칭은 감성적인 수준의 감동에서 더 나아가 책의 문제 의식과 나의 경험을 연결해서 비교하는 비판적 사고 활동을 뜻한다.
또한 독서활동은 일반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독서치료’는 아주 유용한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숙경 전북교육문화회관 열람 담당은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심각한 심리적 외상이 있는 사람까지 문학 작품을 읽고 느낀 점을 구술하고 정리된 내면을 글로 표현하면서 정신적 치유와 성숙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독서 경험과 인식의 전환 차원에서 독서 치료는 자기주도적 치유의 특성이 가장 두드러진 심리 치료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는 세상에 나가기를 주저하는 정신 장애인들이 자기 주관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자신감 회복을 돕고자 ‘동화로 찾아가는 마음치료’ 과정을 지난 4월부터 8월 까지 모두 15회에 걸쳐 운영했다고 한다.
‘동화로 찾아가는 마음치료’ 프로그램은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자기소개 및 손유희) △도서관에 간 사자(도서관 방문 및 북아트) △으뜸 헤엄이(친구장점 말하기, 종이접기) △행복한 의자 나무(동화 구연 해보기, 신체활동) △잘가! 나의 비밀친구(비밀친구 만들기, 지점토) △강아지 똥(버려진 물건에 대한 생각) △겁쟁이 빌리(두려움과 걱정 버리기) △빨간부채 파란부채(욕심에 대한 대화, 부채만들기) △행복한 청소부(나의 행복이란?) △비밀의 강(내 바램은? 사행시 짓기) △우리는 모두 소중해요(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오소리네집 꽃밭(나만의 꽃 밭 만들기) △혼자 있고 싶었지만(가족에게 편지쓰기) △기분을 말해봐(화를 다스리는 방법 알기) △북풍을 찾아간 소년(내가 모험하고 싶은 것?) 등으로 진행됐다.
/이병재기자?kanadasa@
▲독서와 힐링
힐링(healing)은 ‘치유’라는 의미로, 우리 마음의 병 (스트레스, 우울증, 강박관념 등)을 치유해서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요즘 TV에서 힐링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모두가 건강하게 잘 살자는 취지에서 힐링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마음을 치료하는 힐링 테라피, 독서 치료는 책이나 문학 작품을 매개로 삼아 정신 건강을 도모하는 치료 방법으로 국내에서는 문학 치료, 저널 치료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독서 치료는 그리스어의 두 단어 biblion(책 문학)과 therapeia(의학적으로 돕다, 병을 고치다)를 합쳐 만든 말로서 문학이 가진 치료적 능력을 심리 치료에 폭 넓게 적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독서 치료가 미술 치료, 웃음 치료 등과 같은 치료에 비해 보편화 되지 않은 이유는 독서 자체가 갖는 특징인 읽기 능력과 더불어 책 읽기를 선행해야 진행할 수 있는 과정상의 어려움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 치료를 진행할 때 영화, 신문 등 다양한 제작물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그림책을 활용하는 경우, 일반 책에 비해 분량이 적고 이야기 속에 철학, 교훈 등이 담겨 있어 치료 효과를 더 좋게 할 수 있다.
/박숙경(전북교육문화회관 열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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