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집, 나무 마을, 염소, 무당벌레 등 모든 생명은 수십, 수 백 번의 붓질과 지움을 통해 완성된다. 우리네 단청에 쓰인 청․적․황․흑․백 오방색으로 화려함을 더하고, 신인상주의의 점묘법을 연상케 하는 일명 ‘떡살무늬’로 역동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화면을 구성한다.
등장 이미지들은 윤곽만을 칠해 비움의 미학을 실현하는 한편, 작품 전반에 나타나는 배경의 겹침은 다양한 의미를 전한다.

이동근이 ‘생명을 품은 목가적인 서경풍경’을 주제로 서울에서 전시를 연다.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인사아트센터 본전시장과 제1전시장, 제3특별관에서 개최되는 열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생명’을 주제로 최대 5m에 이르는 대작들을 선보인다.

작가에게 생명은 자연 그 자체고,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다. 모든 생명은 고귀하고 신성하다는 데서 출발하는데 이는 우리 민족의 생명존중사상이나 인간과 자연을 구별하지 않는 조화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작품 속 목가적인 한 때는 정읍 칠보에서의 전원생활에서 착안했다. 작가의 기법과 사상으로 재구성된 풍경은 신비롭고 추상적이지만 누군가의 마음 속 고향을 떠오르게 할 만큼 친숙하기도 하다.

미술평론가 이태호는 “전체적으로 생동감 있는 색채와 자유로운 터치에 의해 탄생돼 생명력이 넘친다. 조형적이면서도 구성적인 느낌을 주고 있는 작품의 색면들은 화려하면서도 밀도 높은 격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1기생으로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2회와 전북도전 대상, 프랑스 르-싸롱전 금상 등을 30여회 수상했으며, 200여회의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여하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3회 역임했다. 국립 제주대 교수를 거쳐 현재 금평미술상 운영위원장이다.

초대는 23일 오후 6시./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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