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10월 9일.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아웅산 묘소에서 테러를 만났다. 강력한 폭발로 인해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

조사 결과, 사건은 북한 김정일의 친필 지령을 받은 북한군 정찰국 특공대 소속 진모 소좌 강민철 대위와 신기철 대위 등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전 대통령 일행이 미얀마에 도착하기 하루 전 새벽에 폭탄 2개를 설치한 것으로 테러범들에게는 사형이 선고됐다.

아웅산 테러사건이 일어난 지 30년,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테러범 강민철의 삶과 죽음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책이 출간됐다.

라종일 전 우석대 총장이 펴낸 ‘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은 한국전쟁 이후 반복돼 온 남북의 대치와 화해의 과정에서 사라져 간 희생자를 통해 분단이 빚어낸 비극과 국가폭력의 야만적인 실태를 환기시킨다.

주인공은 강민철. 강영철이라는 본명을 가진 그는 아웅산 테러 이후 국경에서 체포돼 국가(북한)로부터 외면당하며 25년 수감됐고, 2008년 숨졌다. 국가 간, 이념 간 갈등에서 시작된 분쟁은 결국 한 인간의 비극적인 삶과 인권 유린을 양산했다.

라종일은 “한 젊은이의 고통스러운 삶과 외로운 죽음을 통해 현재 우리가 처한 역사적, 정치적 상황과 그 안에 처해 있는 인간적인 조건들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라며 “권력과 국민들 사이에서 국가가 저지를 수 있는 일반적인 부조리”라고 설명했다.

출판기념회 및 북콘서트는 31일 서울클럽(서울 중구 장충동 2가)에서 열린다. 창비. 272쪽. 13,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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