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수탁 완료되는 전북문학관이 기획력 부재로 전북문학 메카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011년 11월 전북문인협회가 수탁한 전북문학관은 2012년 9월 개관해 운영 중이며, 12월 31일 수탁 완료를 앞두고 있다.

유명문인들을 다수 배출한 지역으로서 전북문학사료를 연구, 보존하고 문인 및 도민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기대에 못 미치는 프로그램으로 문인은 물론 도민들에게도 외면 받고 있다.

문학관은 1년 간 전시와 강연, 교육 등 스물여덟가지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북 원로․중진 문인 자화상과 육필 초대전, 지역 시인 초청 특강, 중고등학교 학생 백일장 및 효도편지 쓰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자활동체험, 문인들의 애장품전, 개관 1주년 기념 한국문인협회 전국대표자회의 등이 그것인데 대상이 일반인에 치우쳐 있고, 내용 또한 진부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문화예술인은 “작가와 지역민 각각을 위한 프로그램이 존재해야하지만 문인들 간 소통하거나 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적인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도민들을 위한 대중적인 행사가 대부분이지만 그마저도 흔하고 단발성이다. 일반 동호회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레지던스도 아쉽다. 신예나 중진 작가들을 발굴, 양성하는 게 목적임에도 원로들이 다수 참여해 본래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는 의견이다.

이는 비상임인 학예연구사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관장이 업무 전반을 돌보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문인협회와의 소통부재도 원인으로 제기됐다.

또 다른 문화예술인은 “잘 되는 문학관이나 기관을 보면 실무자가 있기 마련이다. 관련 경험이 풍부하고 참신한 생각을 가진 실무자가 사업을 기획하면, 관장은 방향만 잡아주면 된다”며 “문학관장이 문인협회장보다 선배다 보니 문인협회 측에서 문학관 일에 관여하는 게 쉽진 않을 것. 이 또한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인력을 영입해 보다 전문적이고 대표성을 띠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브랜드화하고, 문인들의 이목을 끌만한 프로그램을 양산하자는 것.

전북도는 아직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계약을 하든, 공개모집을 하든 간에 전북문학관이 개선돼야 함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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