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간에서 아들이랑 같이 그림 보여주는 것도 재밌을 거 같아서 했지 뭐(하수정).”

문인화가 하수정과 그의 아들 서양화가 김준호가 나란히 전시를 연다. 사진공간 목화 특별초대전으로 15일부터 11월 7일부터 계속되는 모자전 ‘하수정․김준호’가 그것.

개관 이후 줄곧 사진을 소개해 온 공간 목화가 지난 4월 곽승호전에 이어 두 번째로 다른 장르를 선보인다. 모자의 문인화와 서예, 서양화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어머니 람곡 하수정은 전주 출생으로 추사 필맥을 이어온 고조부 성파 하동주 선생과 강암 송성용 선생에게 사사했다. 18회의 개인전 및 다수의 단체전을 치르고, 국전 입선 8회 및 특선 1회를 수상하는 등 전북을 대표하는 여류서예가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강암연묵회 회장 및 전주교육대 평생교육원 교수다.

8점 중 4점은 올해 서울전과 전주전에서 선보인 대작이며, 나머지 4점은 이번 전시를 위해 그린 소품이다. 1983년 국전 당시 특선의 영예를 안겨 준 서예작이 전시장 한 가운데서 무게를 더하고, 분홍빛 바탕 위에 수놓은 글귀와 자연은 가을의 정취를 전한다.

하수정은 “다음달 LA 국제아트쇼에서 5m짜리 연결화 전시를 앞두고 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한옥마을 공방을 중앙에서 활동 중인 연묵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갤러리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아들 김준호는 전주 출생으로 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미국 PRATT INSTITUTE. MFA. PAINTING를 마쳤다. 1989년 귀국해 전주와 서울에서 여섯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1997년 이후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뜨거운 여름 오후 들판에 홀로 앉아 우는 새와 우중충한 꿈속에서 방황하는 소, 방향을 잃은 연속되는 문양 등 자연이나 기존 형태에 당시 작가를 투영해 희로애락을 풀어내고 있다. 다소 추상적인 기법은 아크릴의 텁텁함과 어우러져 그만의 작업세계를 구현한다. 2점.

양순덕 관장은 “애초 사진을 중심으로 하되 모든 영역에 열려있다고 밝힌 것처럼 다른 분야를 소개하게 됐다. 미국에 있는 김준호는 오지 못하지만 전북 대표 여류서예가와 그 자제분의 작품을 통해 공간의 또 다른 매력을 전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코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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