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익산]향긋한 봄나물과 산채로 춘곤증을 이겨내자(사진)

전라북도 농업기술원 자원식품과장 김영선
3월의 밝은 햇살을 맞으며 어여쁘게 피어나는 봄꽃 소식으로 우리들의 몸과 마음은 또 다른 희망과 기대로 부풀어 오른다. 그러면서도 봄이 오면 스르르 밀려오는 졸음증상에 난감했던 경험을 누구나 해 봤을 것이다. 특히 점심식사 이후의 노곤함과 잠기운은 이겨낼 수 없는 춘곤증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활기찬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춘곤증은 겨울 동안 활동을 줄였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들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게 되는 일종의 피로 증세다. 피로는 누구나 느끼는 것이고, 춘곤증처럼 환절기에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만성이 아니어서 질병이라고 하기 어렵다. 추운 겨울에 최적화되어 있던 몸이 봄이 되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리적 불균형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보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 시간이 줄고, 상대적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에 피로를 더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춘곤증을 더 느끼게 되는 것이다.

피로와 졸음이 몰려오는 봄철에는 춘곤증 때문에 입맛도 떨어진다. 그래서 자연은 우리에게 봄나물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냉이, 달래, 씀바귀, 쑥, 두릅, 봄동, 방풍나물, 원추리, 취나물 등의 봄나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 섬유가 가득하다. 또한 봄나물은 겨우내 움츠려있던 작은 순들이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가득 안고 자라난 것이기에 제철음식으로써 우리 몸에 기운이 가득하게 해 준다.

춘곤증을 이기는 대표적인 영양소는 티아민으로 잘 알려진 비타민B1이다. 필수 영양성분으로 적절하게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몸에 피로물질인 젖산을 쌓이게 한다. 그래서 봄에 느끼는 피로인 춘곤증을 느끼지 않고 건강한 봄을 나기 위해서는 비타민B1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B1은 열량대사에 중요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각기병 등의 부족증세 뿐 아니라 탄수화물 등 에너지에 관련된 대사에 영향을 끼친다. 비타민B1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가 주를 이루지만, 땅콩, 해바라기씨 등 견과류도 꼽을 수 있다. 봄철에는 봄나물인 냉이, 달래, 씀바귀 같은 채소를 먹는 것도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B1과 함께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C는 채소류와 과일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고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물질로 잘 아려져 있다. 그래서 비타민C를 잘 섭취하면 봄철에 느껴지는 피로를 줄여줄 수 있다.

춘곤증을 이기는 좋은 방법은 첫째, 충분히 영양을 섭취해 주는 것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질 및 비타민, 지방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둘째, 가벼운 운동을 한다. 몸에 무리가 생길 수 잇는 과격한 운동이나 힘에 부치는 운동은 오히려 피곤을 불러일으키고 신체리듬을 흐트러뜨릴 수 있으니 땀을 적당히 흘릴 수 있는 걷기와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하여 심신을 단련하는 것이 좋다. 셋째는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길어진 낮의 길이로 활동이 많아져서 집에 돌아와 잠을 자는 시간도 점점 뒤로 밀리게 된다.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오후에 피곤함이 더욱 샇이게 되므로 하루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낮에도 가능하면 잠깐 동안이라도 눈을 붙이는 쪽잠을 자는 것도 피곤을 푸는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그리고 식사를 하고 난 후에 졸린다는 편견과 얇아진 봄옷의 맵씨 때문에 식사를 거르거나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식사를 거르면 다음 식사를 과식하게 되고 졸음과 무기력증은 더해진다. 따라서 끼니를 거르지 않고 적당량을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다.

산채 또한 봄을 전하는 좋은 식품이다. 산채는 산지에서 자생하는 풀이나 나무의 싹 중 먹을 수 있는 식물을 말하며 식량이 부족한 보릿고개를 넘는 우리 선조들의 먹을거리였으며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웰빙식품이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산채는 수 백가지에 이르는데 대표적인 것은 참두릅, 구기자, 화살나무, 돌나물, 곤드레, 곰취, 참나물, 개미취, 머위, 원추리, 고들빼기, 더덕, 도라지, 고사리, 마 등 종류도 엄청난 산채의 맛과 향기를 넘어서 새로운 방법으로 이용 가능하여 산채의 농업적, 기술적, 문화적, 환경적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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