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은 비슷한 나이 또래로 가까운 거리에 사는 열다섯을 모아 ‘죽란시사’를 만들었다. 큰 눈이 내리는 날이면 함께 모여 시가를 읊조리기 위해서다. 온 세상이 흰 눈으로 뒤덮인 한 해의 끝자락, 호남의 예인들도 뜻을 같이 한다.

전북정가진흥회(대표 이선수)가 15일 오후 4시 전주전통문화관 한벽극장에서 여섯 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정가진흥회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대학원 석․박사 과정 전공자들부터 약사, 교사, 간호사 등 각기 다른 일에 종사하는 일반인들까지 모두 16명이 활동하는 단체로 조선시대 상류사회에서 즐겨 부른 가곡과 가사, 시조에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공연에서는 가곡을 들려준다. 우조 평거, 우조 소용이, 우조 두거, 우조 언락, 우조 우락, 우조 우편, 반우반계 환계락, 계면조 편수대엽, 반우반계 편락, 계면 편수대엽, 계면 태평가 등 맑고 밝은 우조와 슬프고 애타는 계면조, 우조에서 계면조로 바뀌는 중간적 성격의 반우반계를 여창과 남창, 남녀합창으로 두루 선보이는 것. 해설은 심인택 우석대 국악과 교수가, 반주는 전라풍류회 회원들이 맡는다.

이선수 대표는 “안으로는 무한한 힘이 내재돼 있으면서도 밖으로는 절제된 소리를 내는가곡을 널리 알리고 싶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열정 하나로 꾸준히, 한결 같이 정진해나갈 것”이라며 “이제 올해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는데 음악을 감상하며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밝혔다. 초대./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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