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대 또래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몸이 불편해서, 너무 멀어서 찍지 못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V자를 그려 보이며 수줍은 듯 미소 짓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아이같기도, 수줍음 많은 새색시 같기도 하다.

‘태진아, 송대관이도 이제는 많이 늙었네요. 그래도 노래는 잘합디다’ ‘여행 갔다가 집으로 오자마자 눈물이 나서 울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여행처럼 우리 가족과 같이 간 것이 좋아서였어요’ 등 각종 공연을 보고 난 후기들은 맞춤법이 틀린 곳도 있고 사투리가 쓰인 구절도 있지만 그래서 더 와 닿는다.

(사)문화연구 창(대표 유대수)과 함께하는 전북문화바우처사업단(단장 김선태)이 1년간의 사업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8일부터 1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1층에서 계속되고 있는 ‘행복 나눔 전시회’는 바우처사업단이 ‘찾아가는 희망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담기’월별 수상작품전을 선보이는 자리다.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지난해부터 2년간 해 온 ‘찾아가는 희망사진관’은 신체적, 지역적 한계에 부딪힌 이들을 방문하는 이른바 맞춤형 사진관으로 각 사연에 맞춰 돌 사진부터 영정사진, 가족사진, 효도사진, 마을회관 게시용 사진을 촬영했다. 대상자는 1000여명.

수기공모 ‘눈으로 보고 손으로 담기’는 문화바우처를 통해 공연이나 전시를 누린 대상자들의 체험수기를 공모, 시상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를 접한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참신한 소감들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수기공모 감상평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한 관람객 중 10, 20, 30번째에게 문화바우처 에코백을 선물하거나 사전 접수한 이들에 한해 전시장에서 즉석으로 촬영한 다음 전시해주고 희망사연 5, 10, 15번째 참가자에게 문화바우처 선정도서를 주는 등 체험과 부대행사가 있다.

바우처 측 관계자는 “우리의 기본 취지는 바우처 이용자에게 문화예술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다. 삶과 예술이 멀지 않음을 말하고 싶어서다”며 “희망사진관의 경우, 사진작가가 도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삶을 문화예술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227-1288./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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